10기가 인터넷은 초연결시대 인프라로 산업 혁신과 삶의 편의성 향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 앞서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한 다른 나라는 통신 장비를 비롯해 콘텐츠, 서비스 등 생태계가 동반 성장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물론 케이블TV 등도 후발 사업자 10기가 인터넷 출시를 통한 시장 확대와 전용 서비스 개발은 과제다. 장비 국산화율을 높여 가격도 낮춰야 한다.
◇10기가 인터넷 필요한 이유는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늘고 초고화질(UHD) 콘텐츠가 증가하며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 형태도 실시간 양방향 스트리밍으로 달라지고 있다. KT에 따르면 매년 국내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은 40% 이상 증가한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디바이스 숫자도 늘어난다. 2015년 1인당 인터넷 접속 디바이스는 3개에서 2021년 13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가인터넷을 이용하면 접속 속도가 77Mbps로 떨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 기가인터넷(최고 1Gbps)으로는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KT 인터넷 가입자 과반이 기가인터넷일 정도로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가상현실(VR) 등 실감형 미디어와 UHD 콘텐츠 확산 등 10기가 인터넷이 필요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 영국, 싱가포르가 10기가 인터넷 대중화를 서두른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6월 소니 자회사 뉴로(NURO)가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 도쿄와 오사카, 나라 등으로 커버리지를 확대 중이다. 요금은 월 6480엔(약 6만5000원)이다 .
일본은 올해부터 사업자 간 경쟁이 본격화돼 가격이 5만원대로 내려가는 추세다. 품질향상은 물론 홈게이트웨이, 와이파이 장비, PC랜카드 등 관련산업 동반성장 효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10기가 인터넷 특화 서비스 발굴해야
기술이 확산되려면 기술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늘어야 한다. 10기가 인터넷 역시 기가 IoT 등 10기가 인터넷 전용 서비스 발굴이 급선무다. 통신사만의 역량으로 한계가 있어 콘텐츠·서비스 개발사와 협력이 필요하다.
KT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에 이은 방송통신 사업자의 10기가 인터넷 상용화 대열 합류는 서비스 확산과 시장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케이블TV 사업자 분발이 절실하다. 8월 기준 전국 인터넷 가입가구(2139만가구) 중 케이블TV 인터넷 가입가구는 387만가구다. 시장점유율이 18%에 이른다.
네트워크 전문가는 “전국 10가구 중 2가구는 케이블TV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케이블TV는 300~500Mbps 서비스를 내놓는 수준이라 투자를 늘리고 서비스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10기가 인터넷 선도시범사업에는 통신사(KT·SK브로드밴드) 두 곳만 참여했다. 예산을 늘려 케이블TV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비 국산화율을 높여 요금도 낮춰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까지 10기가 인터넷 장비 90%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비 국산화를 통해 10기가 인터넷 가격을 5만~6만원 수준(무약정 기준)으로 낮춰야 대중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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