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안전국(NSB·국가정보원)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 등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2일 펑성주 NSB 국장이 전날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NSB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감시, 통제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NSB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 내용과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 사회 혼란 유발 뉴스, 정부정책 왜곡 등 4가지 정보를 주로 수집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일자 NSB는 같은날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정보공작법'에 따라 대만에 대한 중국 및 해외 적대세력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이어 NSB는 정보수집 항목에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이 포함된 것은 가짜 정보에 의한 국가 원수의 명예 실추를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보수집 범위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한하며, 문자메시지나 메신저인 라인(LINE)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후위안후이 중정대 교수는 “NSB의 정보수집이 범죄자료 수집이라는느낌을 주지만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개인의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NSB가 수집한 정보를 특정 정당에 제공해 부당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장진화 대만대 교수는 수집과 감시·통제는 식별이 쉽지 않다며 NSB가 그 선을 엄격히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대만에서 이용되는 소셜미디어 가운데서 최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인 싱샤오런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만의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2017년 대만 인구 2천300만 명 기준으로 대만 인구의 80%에 달하는 184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