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배제 움직임

미국과 호주에 이어 영국에서도 보안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입찰 참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2년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미국에 이어 호주 정부가 화웨이의 장비 입찰 참여를 금지했고, 일본과 뉴질랜드도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매슈 굴드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디지털정책 담당국장과 시아란 마틴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 센터장은 최근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보안을 포함한 이동통신 인프라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5G 장비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지는 “중요 국가 인프라가 회복력 있고 안전하게 남아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화웨이를 5G 장비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NCSC는 “장기적으로 영국의 보안에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며 중국 ZTE 장비 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6월에는 화웨이 장비의 결점으로 인해 영국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새로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경고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BT는 모바일 부문인 EE를 통해 이미 런던 카나리 워프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이용한 5G 네트워크를 시범 운용하고 있으며, 스리(Three)는 화웨이와 5G 무선접속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FT는 만약 화웨이 장비에 대한 공식 배제 방침이 정해지면 현실적인 대안은 노키아와 에릭슨, 삼성전자만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에 비해 화웨이 장비가 더 싸고 기술적으로 발전돼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