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가전·IT 매장 대형화와 프리미엄화 트렌드는 해외에서도 나타난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온라인과 경쟁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대안으로 찾은 것은 온라인이 제공할 수 없는 '고객 체험'과 '소통'이다. 제품 진열이 아니라 제품 체험으로 콘셉트를 바꾸면서 고객과 소통하는 매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프리미엄 체험 매장의 대표 사례는 애플스토어다. 애플은 유동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프리미엄 스토어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쾌적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다양한 최신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민다. 때문에 애플스토어에는 언제나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012년을 전후해 가전유통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분위기 속에 애플은 거꾸로 애플스토어를 크게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체험형 매장 확대는 큰 성공을 이뤘고, 다른 가전유통 업계로 확산됐다.
베스트바이도 매장 내에서 고객 체험기회를 확대하는데 힘쓰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미국 전역 매장에 숍인숍 형태 체험형 매장을 갖췄다.
유럽 가전유통 업체들도 제조사와 협력해 별도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고객이 참여하는 매장으로 변신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야마다전기 등 초대형 가전 유통 매장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 매장 역시 단순 전시를 넘어 제품 체험과 설명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요도바시카메라는 카메라 매장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매장 최대 규모가 7000여평에 달하는 초대형 가전 양판점으로 성장했다. 일본 주요 도시와 교통 요충지에 수십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이다. 요도바시카메라는 일본 가전 양판점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가전유통 업계에 시사하는 점도 크다. 일본 대형 가전 양판점은 침체돼 가던 오프라인 가전 유통 시장을 부활시킨 원동력이 됐다. 요도바시카메라는 취급 품목을 지속 확대해오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일체화 등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당일 배송 시스템을 갖춘 것도 눈에 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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