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3∼18일 참석하는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양자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7일 브리핑에서 “다자 정상회의 기간 중 러시아·호주 등과 양자 회담하고 양국 간 실질 우호 협력 증진과 지역 및 국제문제 관련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미국 펜스 부통령과도 면담을 갖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양자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재개될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토대로 구체화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논의한다.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과도 회담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은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제21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제13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데 이어 17∼18일에는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제26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남 차장은 “우리 정부의 핵심 전략과제의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인 아세안 국가들과 앞으로의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최상위 전략포럼인 EAS에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노력에 대한 회원국 지지를 재확인하고 사이버안보·보건·재난 등 비전통 안보이슈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AS에서는 스마트시티 공동성명 채택이 이뤄진다. 한국·싱가포르·미국·중국·일본·호주·러시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전시회'도 개최된다.
싱가포르 방문 중인 14일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신남방 정책의 거점지역을 포함,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을 대상으로 FTA(자유무역협정) 논의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실질적 내용에 대한 타결이 난항 중이어서 최종 타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7일부터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경제 역량 제고를 위한 'APEC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을 제안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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