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500억원 이상의 자금 투입을 앞두고 있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첫 투자처로 자동차 부품업종을 택했다. 최근 어려움에 빠진 자동차 부품업체의 선제 구조조정을 위해 프로젝트펀드를 우선 조성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에 직접금융을 투입한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사모투자 운용사 뉴레이크는 현대기아차 1차협력 업체인 서진산업을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첫 투자기업으로 선정했다. 서진산업은 지난해 기준 5917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인 자동차 금형 제조사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5개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성장사다리펀드가 공동 출자해 총 5415억원 규모로 지난 8월 조성됐다. 기존 채권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을 자본시장 중심의 상시 구조조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다.
금융위와 기업구조혁신펀드 모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은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우선 선별해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우선 프로젝트펀드 형태로 1호 자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개시했다. 프로젝트펀드는 자금 모집 이후 투자기업을 찾는 블라인드펀드와 달리 기업을 우선 투자한 이후 민간 자금을 매칭할 수 있다.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서진산업을 첫 투자기업으로 택한 이유는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산업에 대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서 기존 금융권이 여신을 회수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서진산업을 방문해 “금융권 내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자본시장이 주력산업의 구조혁신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 및 기술의 차별성, 원청업체에의 장기납품 가능성 등 해당 기업의 핵심경쟁력에 대한 정보를 선별하는 기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제 서진산업은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와 신규 공장 건설로 인한 차입규모 등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의 경영참여로 인해 재무전략과 사업부 분할, 유사업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통한 사전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부터는 PEF 중심의 주력사업 구조혁신도 보다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총 4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가 내년부터 시장에 투입된다. 프로젝트펀드 출자도 총 1415억원 규모로 지속 실시한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블라인드펀드는 각 운용사의 운용 전략에 맞게, 프로젝트펀드는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적시 자금 투입을 목표로 운용될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업체뿐 아니라 한계 상황 이전 구조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옥석가리기를 통해 '옥'으로 선정된 기업이 PEF와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
류근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