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계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디지털 제조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산업계·학계·정부 전문가가 입을 모았다. 중국 추격, 자동차 산업 위기 속에서 지속 성장하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융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수출 2위 산업으로서 위상 제고와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 정책국장은 14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2018 기계의 날' 기념행사에서 “스마트화된 기계산업이 전방산업 생산성과 품질 향상 등 제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변곡점을 맞이한 생산장비 시장에서 업계가 적극 대응해 도약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정부도 생산설비 교체·현대화, 스마트 생산시스템 패키지 기술개발 등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븥였다.
기계산업은 성장을 거듭해 반도체에 이은 수출 2위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수출 규모가 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높고, 다른 제조업 뿌리가 되는 산업인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러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중국이 거세게 추격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요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면서 관련 기계산업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지속 성장하려면 디지털 제조혁신으로 '스마트기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반도체 이후를 대비한다면 수출 2위 기계산업이 바로 서야한다”면서 “다수를 차지하는 기계 중소기업이 튼실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디지털 제조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미래의 기계산업' 포럼 참가자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융합을 통한 지능화된 기계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건우 서울대 공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물리공간과 사이버 공간이 융합된다”면서 “기계도 모든 것과 연결돼 스스로 결정까지 내리는 자율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2위 산업으로 부상한 기계산업 위상을 고려해 실효성 있고 체계적인 지원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정부 선정 13개 혁신성장 동력에 기계가 빠져있다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 전자신문 미래산업부장은 미래 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디지털과 제조사 간 긴밀한 협업 시스템 마련 △융합인재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제조 도입을 위한 정책자금 확대와 펀드 마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생산설비 국산화와 사업화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김경무 LIG넥스원 수석연구원, 심진욱 태성에스엔이 본부장, 정은준 지에스테크 대표, 강용태 고려대 교수, 김명현 부산대 교수, 전흥재 연세대 교수, 김경한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형근 전자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 배중원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하경남 생산기술연구원 센터장 등이 시상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