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신용카드, 증권 등 전통 금융사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스타트업 디지털 전략을 모두 공개하는 첫 공유의 장이 마련됐다.
금융시장 미래 디지털 기술을 가늠할 수 있는 심도 있는 대안이 제시됐고, 사업자간 협업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는 데 합의했다.
전자신문 주최 제8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가 14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직접 강연을 경청하고 정부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민병두 의원은 축사를 통해 “창업가정신과 재교육의 혁신, R&D와 공정경제 공유경제가 함께 한다면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금융에서도 이런 공유가치를 만들어 내 유니콘 기업을 뛰어넘어 모두가 윈윈하는 사회를 같이 만들자”고 말했다.
중국 1위 지불결제 사업자 유니온페이부터 한국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시중 금융지주사에 이르기까지 업권별 디지털 전략을 한곳에서 들을 수 있는 국내 최대 'ICT+금융' 콘퍼런스로 약 400명이 참석했다.
뱅킹 서바이벌(은행, 카드, 증권, 디지털서바이벌 전략)이란 주제로 전통 금융사 디지털 혁신 전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종전 콘퍼런스 규모를 두배로 확대해 투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중국 최대 결제 사업자 유니온페이가 키노트강연에 나섰다.
강신혁 유니온페이 실장은 근거리무선통신(NFC)과 QR을 합친 세계 최초 월렛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 최대 신용카드 사업자로 비자, 마스터카드의 결제량을 앞선 기업이기도 하다.
그는 “신용카드 결제시장을 모바일 결제가 이미 뛰어 넘었다”며 “결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범용성과 인프라 투자”라고 밝혔다.
실제 유니온페이는 QR와 NFC 인프라 확대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1000만개가 넘는 NFC 결제 단말기를 확충했고 QR결제 확장을 위해 600만곳이 넘는 가맹점을 확보했다. 강 실장은 “e커머스 시대 종말은 m커머스 출발”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은 다양한 결제 방식과 플랫폼을 균형감 있게 상용화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유니온페이는 NFC 결제가 세계 주요 모바일 커머스 트렌드로 보고 자회사인 UMS를 통해 전역에 단말기 확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 70%를 유니온페이가, 30%는 각 은행이 자비를 들여 설치한다. 모든 가맹점에서 사실상 NFC 결제가 가능하다.
QR결제도 중국이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 실장은 “제로페이 등 한국에서도 QR를 활용한 이슈가 부상했지만, 중국은 일찌감치 가맹점 수백만 곳에 QR결제를 도입했고 올해 기점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니온페이는 UPI월렛을 통해 범용성을 극대화한 간편결제 플랫폼을 세계에 이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NFC, QR코드 등 결제 방식과 상관 없이 언제 어디에서든 월렛을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고, 신용카드 대비 강력한 할인 등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액이 신용카드를 뛰어넘어 약 1경7000조원을 돌파했다며, 이는 이제 금융사도 모바일 기반 인프라 경쟁력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두 번째 키노트로 나선 KB금융지주는 국내 1호 IT기술혁신센터의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조진석 센터장은 “앞으로 혁신센터를 통해 IT기술과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직접 검증하고 지원하는 진화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제주 블록체인 특구 지정에 대한 계획도 노희섭 제주도청 미래전략국장이 직접 나와 발표했다. 노 국장은 내년 5월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를 정부에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다양한 제주 블록체인 실증 프로젝트 방안도 밝혔다.
오후 세션에도 다양한 디지털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모두 강연자로 나서 디지털 혁신전략을 공개했다.
트랙 1에서는 △글로벌 페이먼트 허브, GLN(KEB하나은행)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구현을 위한 디지털 전략(신한금융그룹) △빅데이터 등장에 따른 은행업 변화 및 대응방안(NH농협은행) △국내 핀테크 산업 동향 및 규제혁신 방안(한국핀테크산업협회) △카카오뱅크 모바일앱 전략, 무엇이 달랐나(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디지털 혁신 사례(케이뱅크)발표가 이어졌다.
트랙2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 변화와 경쟁(핀크) △디지털 프론티어 승자독식의 시대(롯데카드) △디지털 생체인증, 새로운 판이 열린다(비씨카드) △디지털 금융투자, 플랫폼 플레이를 꿈꾸다(NH투자증권) △금융투자협회의 블록체인 디지털 전략(금융투자협회) △금융데이터로 발견한 새로운 가치들(레이니스트)을 주제로 다채로운 강연이 진행됐다.
콘퍼런스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 은행, 카드사의 디지털 전략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행사는 처음”이라며 “스타트업과 전통금융이 적이 아닌 협력 파트너로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의 모델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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