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이 2015년 이후 3년여간 4차산업 관련 스타트업 210곳에 총 1조6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가 총 51곳으로 투자 기업 수가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SK 등도 10곳 이상에 투자했다.
투자 분야는 빅데이터 스타트업이 88곳으로 가장 많았고, 인공지능(AI) 66곳, 사물인터넷(IoT) 21곳, 클라우드 2곳 순이었으며, 핀테크, 에너지, 증강(AR)·가상(VR)현실 등을 포함한 기타 분야도 33곳이나 됐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45개사(건설, 금융업종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년 1월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출자한 곳은 53곳으로 집계됐다.
53개사가 투자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 기업은 총 210곳, 금액은 1조594억원이었다. 이번 조사는 인수합병(M&A)를 비롯해 경영참여 목적 투자를 제외한 단순투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해외법인을 거친 투자는 관련 내역이 공시되지 않아 조사에서 제외했다.
지난 3년여간 4차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네이버였다. 네이버는 총 51개사에 투자했으며, 이 중 인공지능 관련이 24개, 빅데이터 16개, 사물인터넷 6개, 기타 5개였다.
다음으로 현대차(20개), SK텔레콤(13개), SK(10개) 등이 10개 이상에 투자했으며, 삼성전자(9개), GS홈쇼핑(8개), LG전자·유한양행(각 7개), LG화학·휴맥스(각 6개), NHN엔터테인먼트·카카오(각 5개) 등의 순이었다.
투자액은 SK가 2419억원으로 가장 많고, 네이버(1688억원), 현대차(1128억원)도 1000억원을 넘었다. 이어 한미약품(577억원), SK텔레콤(574억원), 유한양행(454억원), 예스코홀딩스(371억원), OCI(356억원), GS리테일(338억원), 삼성전자(317억원)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1위 삼성전자는 9개 스타트업에 317억원을 투자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삼성전자가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M&A나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지분투자를 받은 기업 중에는 싱가포르에 있는 차량 호출 업체 '그랩'과 국내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컸다.
그랩은 세계 차량 공유 시장에서 중국 디디, 미국 우버에 이은 3위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SK가 장부가액 기준 1088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11월 7일 그랩에 2억5000만 달러(약 284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쏘카에 SK가 918억원을 투자했고 물류 스타트업인 메쉬코리아에 네이버, SK네트웍스, 현대차, 휴맥스 등이 809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 Turo에는 SK가 397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9곳은 인공지능 4곳, 빅데이터 3곳, 사물인터넷 및 클라우드 각 1곳이며, 이 중 8곳이 해외기업이었다. 국내 투자처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등 전기·전자공학 연구개발업체인 '지능정보기술연구원'으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등도 함께 투자했다.
※ 국내 500대 기업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 투자 현항
자료:CEO스코어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