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동맹국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것을 요구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을 쓰면 사이버 안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자체 위성통신 네트워크가 있지만, 많은 군사시설에서 민간 상업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중국산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통신산업에 재정적 원조를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5G가 도입되면 중국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5G는 네트워크 때문에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해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불법 정보수집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행정부는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5G 기술은 사물인터넷(IoT)의 기본이며, 생산시설과 일상생활에도 널리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통신용 송신탑을 예로 들었다. 미 정부 관계자는 “통신용 송신탑은 통신사업자의 핵심 시설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화웨이나 ZTE가 통신용 송신탑 장비를 통해 통신망을 해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화웨이는 스마트폰 2위 제조사이며, 송신탑 장비,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등 주요 통신 장비 분야의 1위 사업자”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 전부터 지속된 안보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명령을 잘 따른다고 덧붙였다.
WSJ은 미국의 이번 전략은 미중무역 전쟁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함께 정보공동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구성하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이미 공개적으로 화웨이에 문제를 제기했다. 호주 정부는 8월 화웨이와 ZTE를 5G 네트워크에서 배제했다. 영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 조사에 들어갔다.
다만 나머지 국가들이 화웨이를 배제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다수의 통신사업자가 화웨이와 공동으로 5G를 준비 중이다. 한 통신사업자는 “화웨이의 낮은 비용과 높은 품질때문에 화웨이 없이는 5G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독일은 최근 아무 이유없이 화웨이를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 시장 없이도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 웨이의 글로벌 점유율은 22%다. 노키아 13%, 에릭슨 11%, ZTE10%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