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청와대 직원에게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 있다”며 “보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전 직원에게 보낸 내부 메일을 통해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라며 “관성이 이끄는 대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 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문 대통령이 직권 면직시킨 일을 계기로 공직기강을 다잡자는 뜻이다.
임 실장은 “최근 일들로 청와대를 향한 걱정의 목소리가 있음을 모두 아실 것”이라며 “대통령께 면목이 없고, 무엇보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일이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임 실장은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이고 더 나아가서는 국민을 섬기는 공복”이라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임 실장이 보낸 메일 전문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서관 음주운전 적발에 관한 청와대 입장도 에둘러 내놓았다.
이날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9~23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 주 대비 1.7%p 내린 52.0%(매우 잘함 26.5%, 잘하는 편 25.5%)였다. 8주차 연속 하락세다.
이러한 지지율 하락에는 경제 악화와 최근 확산하고 있는 '혜경궁 김씨'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리얼미터는 해석했다. 또 김종천 비서관의 음주운전 사건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임 실장은 “우리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옷깃을 여미자.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