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산업용으로 어렵게 쓰지 않고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드론을 만들게 됐습니다.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겠습니다.”
정종척 아이디어 대표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제퍼로직'을 창업한 반도체 업계 출신이다. 제퍼로직은 TV용 LED 구동 집적회로(IC) 등 기술 집약 제품을 개발하다 2015년 LG그룹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실리콘웍스에 합병됐다. 당시 중국, 일본 등 해외 위주 사업으로 제품을 판매한 경험이 다시 창업한 영상인식모듈·드론 개발사 아이디어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아이디어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2018 타이페이 스타트업 콘퍼런스'에서 2등을 차지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비전모듈(SVM)'은 대규모 서버나 메모리 없이 모듈 하나로 딥러닝 기반 실시간 학습이 가능하다. 소형화로 탑재가 용이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SVM은 기계가 시각적으로 사물을 인식하도록 돕는 부품이다.
이를 기반으로 자율비행 셀카 드론 피타(PITTA)도 출시했다. 피타는 이용자나 지정된 사람을 인식해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준다. 스마트팩토리 로봇 비전으로도 제공하고 있다.
유럽, 북미 등 해외에서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피타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역대 상위 1% 이내 펀딩에 성공했다. 드론 분야 크라우드 펀딩으로 역대 10위 안에 드는 성적이다. 9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 '무인이동체혁신성장대전'에서 제품을 시연했다.
정 대표는 “국내는 군사, 안보 등 이유로 주변에서 드론을 보는 데 한계가 있어 해외보다 관심이 떨어진다”면서 “경제사절단, 해외 전시회, 경연대회 등에 참가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올해 양산을 시작한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추가 적용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
아이디어가 개발한 드론은 레저·보안 영역에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영상인식뿐 아니라 거리인식 기능과 무선충전 기능을 추가한 드론을 출시한다. 학교나 공장 등에 자동 보안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스로 날면서 딥러닝 기반으로 사물을 인식해 특이 사항을 감지한다. 자동으로 이·착륙해 충전하게 돼 작고 편리한 보안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대기업에 대규모 물량을 납품해야 하는 반도체 설계보다 많은 응용분야가 있는 모듈, 일반인 대상 제품에 관심을 가져 창업하게 됐다”며 “우리가 개발한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솔루션은 기존과 달리 모듈에서 적용돼 드론, 로봇, 기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