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 출국 직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영업자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김 위원장에게 “편의점 과밀 해소를 위한 업계별 자율 협약을 공정위가 잘 뒷받침하고, 그 효과를 현장의 편의점 가맹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홍 장관에게는 자영업자가 성장 주체가 되도록 하는 자영업 성장 종합대책을 지시했다. 골목상권 활성화와 자영업 매출 선순환 구도를 만들고 자영업자 안전망을 강화하는 자영업 종합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모든 대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순방을 앞두고 이 같은 지시를 내린 데는 민생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다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핵외교'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책안을 먼저 발표할 것으로 보이고, 중소벤처기업부는 (내용 범위상)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참석차 5박8일간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순방길에 올랐다. 첫 방문지 체코에 머무는 동안 '원전 세일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와 회담한다.
이 자리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 또 우리나라 원전 경쟁력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이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대만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국민 투표로 폐기한 직후라 관심이 쏠린다. 앞서 정부는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전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중국, 러시아, 프랑스,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미국 등이 경쟁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체코 원전 사업은 우리 정부가 오랜 기간 노력해 온 사업이지만 지금 입찰과정이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우리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관심을 높이는 데 주안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을 주제로 하는 G20 정상회의 일정에 참여한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한미정상회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2월 2일부터 4일까지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해 팻시 레디 총독과의 면담 및 오찬, 저신다 아던 총리와의 정상회담, 동포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