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정상화된 정기국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행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7일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중 4조원 세수 결손 대책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예산 심의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예결위 소위 긴급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가져오라는 대책은 안 가져오고 예산 심의 파행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예결위원장과 3당 간사, 기획재정부 차관과의 회동에서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정부가 대책은 가져오지 않고 국채를 발행해 나라 빚을 늘리는 책임을 국회에 전가하려는 한다”고 항의하며 퇴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름도 거창한 470조원 규모 슈퍼 예산을 짜면서, 무려 4조 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한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예산 착오”라면서 “예산을 심의하는 그 누구라도 4조원의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1차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도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에 정부 스스로 세입이 부족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유류세 인하와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4조원의 결손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기재부가 대책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예산 심의 재개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예결위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예결위가 정상화된지 5일 만에 두 번째 파행이라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예결특위 활동 시한이 불과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4조원 세입변동' 대책을 요구하며 예산심사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세입 변동은 세법 개정 및 세입 조정안 조정, 세출 조정, 국채 발행 등 보완책을 예결위에서 논의해 결정하면 해결되는 상황”이라고 예결위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