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와 3D프린팅 등 주요 신산업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서 산업별 상황에 맞게 세밀한 후속 대응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 위축으로 인한 산업 생태계 축소를 막고, 제품 품질 저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재지정 된 것으로 알려진 데스크톱·일체형 PC 분야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모범 사례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ESS와 3D프린팅 등 신산업 분야는 정부에서 산업 진흥책을 동시에 펼치는 분야인 만큼 대기업·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균형잡힌 지원책을 논의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이며, 대기업도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사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ESS는 대기업이 실제 사업을 벌이는 분야지만 3D프린팅은 대기업이 요소 기술만 갖추고 사업은 진행하지 않는다. 각각 산업별로 다른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ESS는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과는 별도로 정부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시행해야한다. ESS는 세계적으로 시장 형성 단계를 지나 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미국·일본과 유럽 주요국은 정부 R&D 투자를 지속하면서 산업을 키우기 때문이다.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기업이 자리잡지 못하면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과는 별도로 대기업을 배제하지 않는 ESS 산업 정책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ESS 같이 막 성장하는 산업은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제대로 된 레퍼런스를 갖추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가 힘들다”면서 “현재 시장이 관수시장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대기업도 레퍼런스를 갖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3D프린팅도 정부 투자를 유지하는 한편 제품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 3D프린팅 시장은 적층융합제조방식(FDM)을 활용한 보급형 3D프린터가 일선학교에 보급되면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보급형 제품이 이제 막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 산업 확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국내에는 인원이 20명 이하인 영세 기업이 많기 때문에 제품 수리를 위한 사후서비스 여건을 갖추기 힘들다. 구심점을 갖춘 협회를 중심으로 영세기업 사후서비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기간 경쟁제품 제도가 안착한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모범 사례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예가 데스크톱·일체형 PC 분야다. 데스크톱·일체형 PC는 2013년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됐다. 2015년부터는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공공조달 시장에 중소기업 제품만 공급되고 있다. 그 사이 중기간 경쟁제품 참여 업체 수가 늘었고, 수요기관 만족도도 높다.
중기간 경쟁제품 제도가 안착하면서 일부 중소 PC업체는 이미 중견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이 사업을 다각화하고 중견기업으로 안착하는 모범사례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데스크톱·개인용 PC 분야는 중기간 경쟁제품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다”면서 “향후에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나와야 정부 입장에서도 중기간 경쟁제품 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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