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SOOP의 스트리머·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이미 SOOP과 비슷한 수준의 동시 시청자 수를 확보한 치지직은 이번 기회로 스트리머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양사 간 스트리머 이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내년 3월 23일까지 구독기간 이어가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이벤트는 타 플랫폼의 스트리머가 치지직으로 이적하면 해당 플랫폼에서 보유한 구독자의 구독 기간을 그대로 유지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또 스트리머의 구독 기간 이어가기 신청이 승인되면 약 2주간 치지직 홈에 라이브 방송을 노출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경쟁 플랫폼인 SOOP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이벤트는 트위치가 올해 초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네이버 치지직이 처음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유치전이다.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할 당시 치지직과 SOOP(당시 아프리카TV)이 각자 구독 기간 이어가기 이벤트를 벌이면서 트위치 스트리머 쟁탈전을 벌인 바 있다. 이후에는 공개적인 스트리머 유치 경쟁을 자제하다 이번에 치지직이 다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SOOP에서 계약 종료를 앞둔 (치지직의) 스트리머를 데려가거나, 계약 종료가 남았는데 데려가려는 물밑 시도가 있었다”면서 “최근 (치지직의) 기세가 올라오는 김에 이벤트를 개최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치지직은 SOOP 비슷한 규모의 동시 시청자 수를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채비를 갖췄다. 지난 10월까지는 SOOP이 치지직에 비해 동시 시청자 수가 약 2배 더 많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과 이달에는 치지직이 SOOP과 비슷한 수준의 동시 시청자 수를 확보했다.
당초 네이버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 등을 사용자를 집계방식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집계에 포함했다. 또 치지직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등이 흥행하면서 동시 시청자 수가 실제 증대됐다. 네이버가 과감하게 이벤트를 시행하는데에는 SOOP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철수한 지 1년이 가까워오면서 양사 간 스트리머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계약 종료가 다가오는 스트리머들이 조건이 좋은 플랫폼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특히 대형 스트리머의 이적 여부를 봐야한다”면서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수익을 잘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