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활성화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숙제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보조금을 직간접 투입하고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앞으로는 관광 산업이 지역 경기를 부흥시키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최근 업무협약(MOU) 체결을 위해 일본 구마모토현을 방문했다가 호텔에 빈 방이 없어 곤란을 겪었다. 현 관계자는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관광객이 많아 늘 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구마모토 시내 공사 현장 상당수가 호텔 예정지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카페24가 구마모토현과 체결하는 MOU 내용도 '지역 상품의 전자상거래 활성화'였다. 전자상거래 솔루션이 지역 관광 산업을 한층 더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구마모토현 거주 인구는 180만명 수준이다. 일본 지방자치단체 가운데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다. 이와 같은 곳으로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셈이다.
우수한 치안과 발전된 경제상 등 구마모토가 지닌 다양한 요인이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일본 곳곳에 건설된 공항 인프라도 한몫했다. 일본 공항 인프라는 현지 경제가 수출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 과도한 투자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집계에 따르면 일본 내 공항은 173개(한국은 111개)다. 그 가운데 관광객이 이용하는 일반 공항만 100여개다. 지방 정부가 관리하는 공항도 50개 이상이다. 관광객이 일본 모든 지역에 여객기로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공항 적자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연례행사처럼 등장한다. 물론 공항의 효율 운영은 계속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지역 공항을 하나의 고립된 점으로 떼어 내 생각하면 안된다. 한국 관광 인프라를 잇는 네트워크 허브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적자지만 지역 공항 네트워크가 공고해지고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 장기로 볼 때 지역 경기와 한국 경제 전반에 활기가 일 것이다.
동물이란 단어에는 '움직일 동'이 들어간다. 이동은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욕구다. 인간에게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신체 활동을 제한하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국내외 관광 산업은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처음에는 서울이나 일본 도쿄처럼 유명한 곳을 찾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광 산업 인프라가 성숙할수록 현지 지역색 짙은 곳이 조명을 받는다. 점차 색다른 것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에 현지 재래시장이나 현지인 생활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곳, 오지를 찾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이를 지역 관광 수요로 연결할 수 있다.
한때 수출로 나라를 세운다는 '수출입국'이 경제 개발 구호였다. 앞으로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입국'이 될 수도 있다. 지난날 우리나라는 제조업 수출을 위해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다. 이제는 지역 관광 산업 관련 인프라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할 때다.
이재석 카페24 대표 jslee@cafe24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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