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자상거래 호황 속 생존 비밀

박효종 UPS 코리아 사장
박효종 UPS 코리아 사장

누구나 한 번은 온라인쇼핑 후 배송을 기다리다가 지친 경험이 있다. UPS가 올해 발표한 온라인 구매자 동향 설문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소비자는 미국, 유럽, 브라질에 비해 쇼핑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시장을 형성했다. 오는 2020년까지 수익을 1조4000억달러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수익은 지난해 대비 7.2% 증가한 478억4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특히 생활소비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매출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894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55.6% 상승했다. 중국 판매액은 7161억원으로 같은 기간 63.2% 상승했다. 판매자는 이 같은 대형 역직구 시장인 아시아에서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아시아 구매자는 온라인쇼핑 기대치가 높다. UPS 설문에 따르면 배송비를 지불하면 평균 4일, 무료배송이면 5일까지 기다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아시아 소비자는 온라인 구매에서 평균 15%에 배송비를 결제했다.

또 조사 대상 지역 가운데 아시아만 유일하게 배송 예정일에 물품을 받는 것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아시아 내 주요 도시 유통망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해서 배송을 기다리기보다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이들은 저렴한 배송비와 빠른 배송을 기대한다.

아시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판매를 촉진시키는 두 가지 해결책이 있다.

첫째 판매자가 국내·아시아 지역 주문에 빠르고 저렴한 배송 또는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것에 힘을 쏟는 방법이다. 아시아 온라인 구매자 가운데 약 절반은 무료배송 기준 금액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추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자는 배송 기능을 향상시켜 더 많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집이 아닌 근처 거점에서 물품을 받을 수 있는 배송지 변경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은 배송지 변경 옵션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59%는 재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74%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 추가 판매를 끌어내면서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아시아 고객은 반품 정책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62%, 미국 67%에 비해 아시아 고객 가운데 44%만 반품 정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온라인 반품·교환 정책, 절차 등 기타 반품 관련 공지에 관해 일관되게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반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추가 질문 없이 명확하고 편리한 반품 정책을 명시해야 한다. 반품 발송 시 소비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안내해야 한다. 예컨대 수신인 정보를 기재한 선불 반품 라벨을 동봉하면 구매 물품을 반품하는 고객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거점에 반품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오프라인 매장 반품자 가운데 69%는 해당 매장을 방문, 또 다른 상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반품 고객을 단골로 전환시키고 추가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셈이다.

우리 모두는 결국 소비자다. 신속한 서비스와 편의, 소비 가치를 추구한다. 호황을 맞이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밀은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소비자를 대하는 것이다.

박효종 UPS코리아 사장 krfeedback@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