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스마트 관리 시스템으로 약물 오남용 근절"... 셀젠텍, 바이오 정보 전문업체로 재도약

'우유주사'라 불리는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은 성형외과 등 일부 병원에서 불법적인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마약류로 취급되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전산·장부조작을 통한 불법투약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의약물질 유통과 반출 내역 등을 실시간 관리·제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융합 솔루션이 필요한 이유다.

셀젠텍(대표 김회율)은 향정신성 의약품 입·출고와 폐기관리 내역을 실시간으로 수집·모니터링해 자동 보고하는 스마트 관리 장치 '에스키퍼(S-keeper)를 개발했다.

5년 전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기청) 첫걸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개발한 제품을 꾸준히 고도화해 개정 마약류관리법에 맞춘 신제품을 개발했다.

김회율 셀젠텍 대표(왼쪽)와 정혜광 충남대 교수가 5년 전 중소기업 첫걸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개발한 에스키퍼 초기제품(왼쪽)과 내년 출시할 신제품을 소개했다.
김회율 셀젠텍 대표(왼쪽)와 정혜광 충남대 교수가 5년 전 중소기업 첫걸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개발한 에스키퍼 초기제품(왼쪽)과 내년 출시할 신제품을 소개했다.

셀젠텍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시스템은 PC·모바일 프로그램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보관함으로 구성된다. 보관함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반출하면 재고 현황과 관리 이력이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실시간 자동 보고된다. 기존 수기 작성으로 발생한 실수나 오남용을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접목한 전산화로 근본적으로 해결한다.

김회율 셀젠텍 대표는 “올해 5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과 연계해 행정기관과 연동한 중앙관리가 가능해졌다”며 “현재 국내 주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센터와 시범사업 중으로 내년 상반기 공식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출 과정에 대한 안정장치도 강화했다. 고정된 비밀번호 대신 각 반출 요청 시마다 매번 새롭게 생성되는 일회용 비밀번호를 사용한다. 반출 승인 후 최고책임자와 관리담당자에게 모바일로 전송되는 일회용 비밀번호를 보관함에 입력해야만 잠금장치가 열린다. 이 때 보관함 상태창과 음성 신호로 해당 약재에 대한 위험성을 재차 경고한다.

향정신성 의약품뿐만 아니라 일반 사업장이나 연구실을 위한 유해화학물질 스마트 관리장치도 새로 개발했다. 다중보안장치와 함께 국제 기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시청각 안내 기능을 갖췄다. 가상현실(VR) 장치를 활용한 체험형 안전 교육 콘텐츠도 패키지로 담았다.

셀젠텍은 2001년 하드웨어 전문회사로 설립했으나 2007년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업종 전환했다. 당시 중기청으로부터 업종 전환 자금을 지원받아 5년에 걸쳐 전액 상환 후 2013년 첫걸음기술개발사업에 도전했다. 지금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까지 정부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시장성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중기청 지원을 받아 정혜광 충남대 교수 등 전문가를 만나고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회사 경영 위기와 변화의 시점에 시의 적절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설 셀젠텍 본사 조감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설 셀젠텍 본사 조감도.

내년에는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바이오 정보 전문 업체로 재도약에 나선다. 중기부 도약기술개발사업으로 흉부엑스레이 딥러닝 기술과 위 내시경 관련 딥러닝 기술, 오믹스 기반 대장암 진단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로 본사 이전도 준비 중이다. 금융권에서 6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정보기술과 바이오 융합을 필연적”이라며 “정부에서도 정보기술 경쟁력을 지닌 다양한 중소기업과 바이오 전문가를 잘 연결해준다면 보다 많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