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시대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동우화인켐 행보가 주목된다. 동우화인켐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전자소재 업체로 일본 스미토모화학 자회사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 투명 폴리이미드(PI) 공급사로 스미토모화학을 선정했다. 투명 PI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커버윈도로 활용되는 소재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커버윈도로는 대부분 강화유리가 쓰였다. 그러나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접어야 하는데 유리는 접으면 깨진다.
반면에 투명 PI는 유연하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어서 열에 강하고 내구성도 높다. 여기에 유색인 기존 PI와 달리 투명하기 때문에 폴더블폰에서 유리를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았다. 폴더블폰에는 필름 형태로 접목된다.
동우화인켐은 삼성 폴더블폰 서플라이체인에서 투명 PI를 하드코팅하는 작업을 맡는다. 스미토모에서 투명 PI를 받아 하드코팅한 뒤에 삼성에 공급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드코팅은 경도(단단한 정도)를 보완하는 작업이다. 하드코팅을 두껍게 할수록 경도는 높아지지만 접었을 때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코팅 두께와 경도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드코팅은 또 질감을 결정하는 중요 공정이다. 투명 PI가 유리처럼 매끈하면서 고급스런 느낌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하드코팅이다.
동우화인켐은 일반에 생소한 기업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인 편광필름과 컬러필터를 오래 개발, 제조했다. 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케미컬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터치센서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는다.
동우화인켐은 투명 PI 하드코팅 기술 외에도 폴더블용 터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동우화인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폴더블 패널에 적용할 수 있는 터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은 화면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터치 구현이 쉽지 않다. 접히는 부분의 터치센서가 끊어지기 쉽다. 그러나 동우화인켐은 고해상도에 폴더블이 가능한 필름 타입 터치센서를 상용화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폴더블폰에 터치 일체형 OLED를 채택, 동우화인켐이 터치센서까지 삼성에 공급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있다. LG디스플레이, BOE, 비전옥스, AUO 등이 폴더블 패널을 개발 중이며 레노버, 오포, 비보 등 단말기 제조사도 폴더블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동우화인켐에 시장 확대 기회가 된다. 회사는 터치센서와 함께 하드코팅된 투명 PI까지 일체를 공급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우화인켐이 폴더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하드코팅, 터치, 편광필름이 주목할 기술”이라고 전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