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지자체는 사람중심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문제해결을 위한 방향에서 디자인 싱킹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초연결사회와 더불어 소통과 공유에 대한 방식이 보다 세분화되고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에 기반한 정책 개발·적용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즉, 디자인 싱킹의 '사람중심적 접근방식'이 정책의 본질인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위한 공적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필자 역시,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공공과 시민 간의 상호이해 및 사회참여의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지난 몇 년간 여러 지자체와 디자인 싱킹을 활용한 시민중심 수요 발굴 및 공공 서비스 개발 등을 추진했다. 수원시의 경우,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시민 맞춤형 정책 개발' 및 '과학적 정책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화 통합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 중 하나로 디자인 싱킹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공공에서 디자인 싱킹 활용 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첫 번째, 시민중심 공감을 통한 정책 발굴이다. 일반적으로 정책의사결정은 △정책의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정책을 결정하고 △적용하며 △평가하는 4가지 단계를 거친다. 이에 본 프로젝트에서는 시민과 공무원, 분야별 전문가, 학생이 한 팀이 되어 보다 나은 도시 정보화 전략 수립을 위해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특히 디자인 싱킹의 5단계(공감→재정의→상상→시각화→테스트의 반복) 중 첫 단계인 '공감'부분을 적극 활용했다. 현장 시민과 대면하고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책상과 현장의 간극이 얼마나 큰 지, 본질적으로 공공에서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시민중심'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을 다시금 깨닫도록 했다. 참여자들은 시민과 주변 환경의 맥락을 통해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방향에서 교육, 문화, 정보화 등 다양한 분야에의 숨겨진 이슈를 발굴했다. 4차 산업혁명 대두에 따른 디지털 약자가 느끼는 사회적 격차에 대한 또 다른 방향에서 공공 서비스의 필요성을 발견했다.
두 번째는 시민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아가는 설계과정이다. 디자인 싱킹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고 실제 해결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개선면서 진짜 문제에 가까이 접근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함께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숨겨진 시민의 욕구를 찾아내고 보다 나은 공공 서비스로 시각화했다. 특히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 서비스에서는 시민수요기반의 핵심 요소로써 △사회적 영향력 △디지털 약자를 위한 기능성과 사용성 △시민과 도시, 기술의 상호작용을 발굴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해결책의 일부로써 반복적으로 '시각화'하고 시민에게 테스트하며 피드백을 얻는 과정이다. 이는 정책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보다 나은 정책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 단계로써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가 실제 실행 이전에 검증을 위한 방향에서 특히나 유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는 국가혁신전략으로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기 위해 공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처럼 공공에서 디자인 싱킹의 활용 가치는 앞서 말한 '공감을 통한 정책 발굴'과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과정' 외에도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맥락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시민 삶에도 더 나은 방향과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결국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공공에서 디자인 싱킹 방향이 아닐까.
프로젝트 내 경험했던 크고 작은 성공과 새로운 도전의 반복이 우리에게 또 한 겹의 든든함과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임을, 그리고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할 것을 믿으며 오늘도 함께 디자인 싱킹하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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