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가 불가능하다던 보험 손해사정 업무에 인슈어테크 기업의 빅데이터 기술이 첫 도입된다. 그간 보험 가입자의 경우 사고나 질병을 겪을 때 단순 설계사가 제시하던 보험료를 받아 과소지급하던 사례가 많았다. 이에 소비자의 보험에 대한 불신이 컸다. 하지만 이번 사례로 정보비대칭을 해소해 그간 인력에만 의존하던 손해사정 업무에 획기적인 변화가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레몬은 내년 1월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예상보험금 조회서비스'를 선보인다. 많게는 수백장에 달하는 보험 상품약관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 본인이 가입한 보험금을 자동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그간 보험가입자들은 본인이 가입한 보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따라서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활용하는 비율도 매우 낮았다. 실제 100만원 미만 소액보험금 청구 비율도 51% 미만으로 집계됐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도 환자와 병원, 보험사간 데이터 전달 과정이 서로 단절돼 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는 데 있어 불편도 있었다.
게다가 보험가입자가 질병이나 사고 등을 당할 때 객관적으로 손해액을 따져 보상금을 지급하는 손해사정 업무 역시도 보험회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내부적으로 고용해 업무를 보고 있어 보험사 입맛에 따라 운영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손해사정 업무가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삭감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보험권역 민원 중 손해사정 관련 민원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해사정과 직접 연관된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은 2016년 1만6898건(34.8%)에서 지난해 1만7033건(35.7%)으로 늘었다.
디레몬은 이런 보험가입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보험 활용도를 높이고 보험금 청구 관련 편의성을 제고해 정보비대칭 해소는 물론 소비자가 가진 보험에 대한 불신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디레몬은 치아보험에 예상보험금 조회서비스를 우선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출시된 900여개 치아보험 상품약관을 구조화해 DB화했으며, 지속적인 타보험(암보험, 중대질병보험 등)약관 구조화를 위해 '약관의 비정형데이터를 정형화 및 구조화 하는 시스템'의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해당 정형화 및 구조화 시스템을 개인화해 각 보장항목별 개개인의 보험가입금액에 맞는 정확한 예상보험금조회가 가능토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울러 새로 발생하는 케이스 등도 지속 업그레이드 작업을 지속해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예상보험금은 수백페이지에 이르는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알 수 있는 것으로, 일반 소비자는 물론 보험사 직원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보 비대칭이 가장 심한 영역이다”며 “수십 년째 제자리인 문제를 해결하고, 보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예상보험금 조회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가입자는 과잉진료비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상보험금을 기준으로 적정한 치료방법 및 진료비 협상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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