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역조건이 유가 상승 여파 탓으로 계속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0.49(201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0.9%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뜻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지난해 12월부터 내리 하락했다. 11월 교역조건에 반영된 10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전년 동월보다 42.9% 올랐다.
지수 자체는 2014년 10월(90.48) 이후 49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하락 폭은 2011년 10월(-11.0%) 이후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국제유가는 1년 전보다 7.8% 올라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했다”며 “다음 달이 되면 교역조건에 반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4.68로 8.3% 하락했다.
수출물량 증가세도 계속 둔화됐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9.88로 전년 대비 2.9% 상승에 그쳤다. 매달 10% 안팎 증가세를 이어왔다가 고꾸라졌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6.4%) 증가세도 예전만 못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이 매달 20% 이상 증가해왔는데, 충분히 물량이 증가하다 보니 계속 늘어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세계 교역 둔화 등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41.61로 1.5%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19.7%), 화학제품(5.1%)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입물량지수는 0.4% 상승한 136.05에 그쳤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며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포함된 일반 기계 수입물량이 19.3%나 줄었다.
수입금액지수는 11.2% 오른 133.17을 나타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