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하고, 적자 국채 발행을 압박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정부가 고발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1일 밤 낸 보도 참고자료에서 “공무원이었던 자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특히 소관업무가 아닌 자료를 편취해 대외 공개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해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하고, 4조원 규모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적자 국채 발행 사안과 관련 “2017년 적자국채 28조7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초과세수 여건 등을 고려해 10월말 기준 20조원을 발행한 상황에서 나머지 8조7000억원 추가발행 여부가 현안으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 경기여건, 초과세수, 국채시장 영향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8조7000억원 전액을 발행하지 말자는 의견과 이 중 일부(4조원)만 발행하자는 의견이 주로 제기됐다”며 “전액 미발행 시, 당해연도 국채발행 규모는 줄어들지만 이와 함께 세계잉여금도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가 되고 4조원만 발행 시 세계잉여금이 그만큼 더 증가하고 이는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세계잉여금 처리 절차에 따라 조치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각 방안별 장단점이 있어 기재부 내부 논의, 관련기관과 많은 협의가 있었으며 그 결과 8조7000억원 전액을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세계잉여금으로 처리하기보다 미리 국가채무 규모를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국가채무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고,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4조원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약 0.2%포인트(P) 증가에 그쳐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설사 추가 발행을 통해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높인다 해도 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첫 해 국가채무비율이 되는 것이어서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기재부는 또 “청와대도 의견을 제시했지만 강압적 지시는 전혀 없었고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기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만약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면 궁극적으로 적자국채 추가 발행으로 연결됐겠지만 추가 적자국채 발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