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플렉시블 배터리를 탑재한 웨어러블 응용 제품을 상용화한다. 플렉시블 배터리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시대를 여는 핵심 부품이다. 첫 상용화를 계기로 전자기기 디자인에서 일대 혁신이 기대된다. 리베스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에 '플렉시블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이를 내장한 애플워치 액세서리 '아르테닉스 밴드'를 출품한다고 2일 밝혔다.
아르테닉스 밴드는 평상시 애플워치 스트랩으로 착용할 수 있는 '레귤러밴드', 애플워치를 손목 위에서 무선 충전하는 플렉시블 배터리를 내장한 '차징밴드', 애플워치를 차징밴드·레귤러밴드와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커넥트밴드' 세 가지로 구성됐다.
플렉시블 배터리는 웨어러블 시대를 이끌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았지만 유연성, 신뢰성, 안전성과 용량 제한으로 상용화되지 못했다. 리베스트가 차징밴드에 적용한 플렉시블 배터리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구조, 디자인, 소재를 적용했다. 갓난아기 손목 정도의 굽힘 반경 15㎜, 굽힘 각도 70도, 굽힘 속도 분당 20회로 5000번 이상 굽힘 테스트에서 성능과 안전성·신뢰성을 확보했다. 에너지 밀도는 120~130Wh/L 수준이다.
애플워치 사용자는 매일 충전 스탠드나 전용 자석 케이블을 이용해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충전 중에는 애플워치가 충전 장치에 고정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 아르테닉스 밴드를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손목 위에서 애플워치를 무선 충전하고,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MWC 2018'에서 시제품을 선보인 이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 개선에 집중했다. CES를 앞두고 예술(Art)과 장인정신(Artisan)을 바탕으로 기술(Technology), 전자제품(Electronics)을 더해 혁신을 선도한다는 의미로 '아르테닉스' 브랜드도 정립했다.
리베스트는 상반기 킥스타터, 인디고고 등 크라우드펀딩에 아르테닉스 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워치 무선 충전 모듈이 제품 바닥면에 있어 시계와 분리되는 형태로 제작됐지만 이후 제조사와 협업하게 되면 밴드에 내장된 플렉시블 배터리를 통해 스마트워치를 작동하는 유니보디 디자인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 성능을 확보하고 미래 지향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마트워치 외에 블루투스 헤드셋, 스마트 글라스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도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아르테닉스 월렛, 아르테닉스 슈즈, 아르테닉스 벨트, 아르테닉스 백 등 다양한 시리즈 제품 출시 계획도 세웠다.
김주성 리베스트 대표는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로 웨어러블 시대로의 이동을 가속화하겠다”면서 “국내외 배터리 소재·장비·유통·에너지 기업과 협업해 플렉시블 배터리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리베스트는 김 대표가 2016년 KAIST 박사과정에 있을 때 창업한 회사다. 김 대표는 석사 시절부터 플렉시블 배터리를 개발해 오다 애플워치3 셀룰러 버전 출시를 계기로 응용 제품 콘셉트를 구체화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