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Wi-Fi) 신호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개발됐다. 전원 연결이나 배터리가 필요 없는 IoT 제품 상용화에 활용이 기대된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와이파이(Wi-Fi) 전파 신호를 전원으로 활용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신개념 IoT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KETI 스마트네트워크연구센터 임승옥 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도 IoT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와이파이 AP에서 송출되는 전파를 수집해 전력으로 변환하고, 이를 초소형 캐패시터에 담는다. 이렇게 저장된 전력을 센서 작동과 데이터 통신에 활용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전력은 한 순간 모아 짧은 시간에 사용된다. 오래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사용하는 배터리와는 차이가 있다. 무전원 시스템에 가깝다.
전파는 그 자체가 파동 에너지다. 전파를 멀리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담아야 하고, 짧은 거리는 그 만큼 적은 에너지로 가능하다. 이처럼 와이파이 전파에 실린 에너지를 수집한 뒤 전력으로 변환해서 활용하는 것이 KETI 기술의 핵심이다.
임승옥 센터장은 “모든 전파에는 에너지가 실려 있는데, 와이파이는 우리 생활 가까이 있어 전파에너지 손실이 적다”며 “에너지를 수집하는데 유리해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전력 소모가 거의 없는 통신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와이파이 AP가 보내는 전파에 '백스캐터' 변조방식으로 정보를 실어 보내는 것이다. 백스캐터는 특정 주파수 무선 신호의 반사·흡수를 통해 데이터를 변조하는 통신 방식이다. 임 센터장은 “백스캐터를 활용하면 통신 시 IoT 디바이스의 전력소모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무전원 기술이 구현된 센서 일체 반도체칩과 백스캐터 통신을 지원하는 와이파이 AP용 소프트웨어, 백스캐터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일체를 개발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전원 IoT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임승옥 센터장은 “현재 LG유플러스 등을 통해 신선제품 관리, 제품위치 트래킹 등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공장, 생활가전, 유통·물류 등에 활용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KETI 기술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한 2018년 국가 R&D 100대 우수 과제에 선정됐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