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최대 주주인 BXA 그룹이 해외 12개국에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법인을 설립한다.
12개국에서 법정화폐(암호화폐를 자산이나 돈으로 교환·거래 가능한) 채널과 디지털금융 사업을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부터 유럽,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거래소 연합'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3일 토니 쑨(중국명 쑨잉쥔) BXA 공동 대표가 본지 단독 인터뷰를 통해 BXA그룹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김병건 공동대표와 BXA를 이끌고 있는 쑨 대표는 빗썸 탈중앙화거래소 '빗썸덱스' 개발을 주도했다.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다.
캐나다를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호주, 페루, 대만, 영국, 스위스, 브라질, 필리핀, 태국, 몰타 등 12개국에서 암호화폐거래소 설립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했거나 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통화안정증권(MSB)'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쑨 대표는 “직간접 투자로 올해 12개국에서 법인을 설립, 디지털 화폐 무역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빗썸 브랜드로 법인을 설립할지 여부는 내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2개 현지 거래소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 법인 '빗썸 글로벌' 설립 계획도 밝혔다. 아직 빗썸코리아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BXA는 12개 해외 법인을 설립, 암호화폐거래소 운영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신탁 등 전통 금융사 서비스를 '디지털 금융'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암호화폐거래소를 통한 코인 거래와 중장기 계획으로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 뛰어든다. 핀테크 기반 해외 송금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 개발과 기술 제공은 싱가포르에 소재한 블록체인 전문 기업 원루트가 협업한다. 원루트 최고경영자(CEO)가 바로 BXA 공동대표 쑨이다.
원루트는 자체 개발한 R1프로토콜을 통해 거래 매칭과 실행 분리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각 거래소 내에서만 가능하던 암호화폐 매매를 거래소 간에도 가능하게 한 기술이다. 이미 빗썸의 분산형 탈중앙화 거래시스템(DDEX)으로 실제 상용화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해 여러 국가에 설립되는 거래소를 하나로 묶고, 중장기로는 송금·페이먼트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BXA 토큰 사용 확대에도 나선다. 해외 모든 거래소에서 BXA 토큰을 플랫폼 코인으로 사용하고, 페이먼트 서비스를 접목해 실생활 물품 구매나 결제하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BXA그룹은 한국을 블록체인 주요 허브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수용도가 높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글로벌 전략 요충지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쑨 대표는 “BXA그룹을 세계 디지털 자산 금융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해외 거래소 얼라이언스를 구축, 모든 사용자에게 풍부하고 쉬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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