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시너지가 최우선"...디지털금융에 힘싣는 증권업계

디지털금융이 금융투자업계 새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대형 증권사는 디지털 담당 임원을 승진 배치하고 조직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소형사에서도 조직 개편을 통해 전담 연구반을 꾸리는 등 디지털금융을 금융투자업 현업 업무와 연계하려는 시도가 전방위로 나타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등 금융업권 전반에 불어닥친 디지털혁신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연중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금융, 시너지가 최우선"...디지털금융에 힘싣는 증권업계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는 새해 핵심 과제로 디지털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증권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을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수장은 일제히 신년사에 '디지털'을 통한 혁신을 강조했다. 실제 각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디지털 관련 분야를 강화하며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디지털금융부문을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킨 미래에셋대우는 디지털과 글로벌, 투자전문, 연금이라는 회사의 핵심 과제를 융합하는 것이 올해 최우선 과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구축을 완료한 차세대 시스템을 기반으로 현업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고려대 등과 협업을 통해 현업 직원 20여명 가량이 코딩프로그램을 익히도록 하는 등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는 단계다.

KB증권은 디지털 담당 임원을 전무급으로 조정했다. 대표이사 직속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운영되던 마블랜드트라이브(M-able Land Tribe)를 총괄하던 김재봉 상무를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 발령하는 동시에 디지털혁신본부를 맡겼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고객을 지원하던 마블랜드트라이브는 WM(자산관리)총괄 본부로 배치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디지털혁신본부는 경영관리 부문으로 배치해 IT부문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도 디지털 혁신이 화두다. 이를 위해 디지털전략총괄을 신설해 회사 전반의 디지털전략과 혁신을 통한 업무 효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자산관리 부문의 마케팅과 영업 등을 총괄하던 안인성 WM 디지털부문장을 상무로 승진 배치해 금융권 과제인 디지털 전환을 대비하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디지털 기술 확대에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투자증권 새 수장으로 취임한 정일문 사장은 “디지털 금융에 기반한 혁신적인 지원체계 정립은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생존 수단”이라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데이터전략팀을 신설했다.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통합 데이터센터를 가동한 데 이어 하나금융투자 내부에도 데이터전략을 총괄하는 팀을 신설했다. 금융투자업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효율성 확보와 신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DB금융투자도 디지털혁신TF를 팀으로 꾸렸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그간 비상근 조직 형태로 검토하던 디지털혁신을 위한 의제를 상근 형태로 집중 발굴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린 것”이라며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변화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가 증권가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등으로 불거진 업권 파괴 양상이 금융투자업의 디지털 혁신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마이데이터 산업 등의 활성화로 인한 신규 사업 가능성도 타진해볼 수 있는 만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가리지 않는 디지털 혁신 성과가 올해 중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