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2020년까지 글로벌 직판체제를 구축, 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구현하는 종합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난다. 국내외 공장 증설로 독보적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1400조원에 달하는 바이오·제약 시장 모두 공략한다.
셀트리온은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새해 전략과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직판체제 구축 완료를 선언했다. 회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3종을 38개 유통사로 전 세계 판매한다. 평균 40%에 달하는 유통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직판체제로 전환한다.
이르면 3분기 유럽 허가가 예상되는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유럽에만 12개의 법인·지점을 확보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직판체제로 전환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요 유통사 재고를 감축해 준비 작업을 마쳤다. 현재 일본 등 일부 국가 직판 체계가 미국, 유럽 등 세계로 확산되면 국내 의약품 기업 중 처음으로 글로벌 직판체계를 갖춘다.
서 회장은 “유통 파트너 수수료율은 평균 40%정도인데 우리가 직접 하면 15~20%정도”라면서 “램시마SC는 물론이고 기존 제품도 직접 판매하는 게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어 (유통 파트너)계약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유통사는 화이자, 테바 등 대형 다국적 제약사와 지역 특화 업체가 대부분이다. 직판 전환에 따른 영업 공백과 판매 부진 우려는 제품 특성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회장은 “램시마 처방은 장 질환 환자에게 많은데 의사도 처음에는 정맥주사를 먼저 놓은 뒤 4회차부터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시 정맥주사로 전환해야 할 경우 두 약품은 같은 원료로 사용해야 안전한데 램시마(정맥주사), 램시마SC(피하주사)는 특징이 같아 직판에 따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제품 3종과 램시마SC까지 글로벌 진출을 앞두면서 생산능력 확보에도 집중한다. 국내 12만 리터(ℓ), 해외 24만ℓ 등 총 36만ℓ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현재 1공장도 5만ℓ 규모로 증설 중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미래 먹거리로 제약,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확보와 중국 시장에 진출을 꼽았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11월 첫 케미칼 의약품 '테믹시스'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 허가 받았다. 최근 국제조달기관으로부터 개발 중인 제품을 포함한 6개 의약품 장기공급자로 선정됐다. 내년 초 미국 후천성면역결핍증(HIV) 시장을 겨냥해 치료제 2종을 허가 신청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역량을 확보, 원격의료 사업도 검토한다. 간호 서비스와 연계해 램시마SC와 같은 집에서 투약하는 의약품 판매, 마케팅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중국정부, 국영·민간 기업 등과 상반기 내 설립 협의를 마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제품은 세계 인구 16%가 쓰는데, 84%가 사용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중국 내 복수 파트너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논의 중이며, 상황에 맞게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계획도 내비쳤다. 2020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서 회장이 2020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아들인 서진석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가 이사회를 맡는다. 서진석 대표가 미래 투자 역할을 담당한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