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초기 해명과 달리 한국IBM과 인도에서 세 번이나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 소프트웨어(SW) 사업자 선정 잡음이 계속된다.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KB국민은행 '인도 그루그람지점 정보기술(IT) 관련 점검 및 디지털라이제이션 인사이트 확보를 위한 국외 출장 일정'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6일부터 12일까지 인도 출장을 계획했다. 문건에는 티맥스소프트가 사업자 선정 불공정 의혹 제기 후 KB국민은행이 최초 밝힌 인도 지점 방문 외에 한국IBM과 동행 일정이 세 차례나 담겼다.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터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과 IBM 간 동반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KB국민은행은 기자회견 직후 참고자료를 내고 “(IBM과) 동반 해외 출장을 가지 않았다”면서 “KB국민은행 IT그룹 임직원은 자체 일정으로 인도 지점을 방문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문건에 따르면 KB국민은행 공식해명과 달리 IT 임직원은 전체 6박 7일 일정 중 사흘간 IBM과 만난다. 당시 KB국민은행 IT관계자는 인도 그루그람지점 방문 출장을 강조했다. KB국민은행 IT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7·8일 이틀간 인도 그루그람지점을 방문한 뒤 델리 국제공항을 출발해 뭄바이공항으로 이동했다. 뭄바이에서 IBM과 일정이 시작됐다. 뭄바이공항에서 한국IBM 시스템즈 총괄 등 임원 세 명과 I호텔로 동행했다.
KB국민은행과 동행한 한국IBM 임원 중 한 명은 SW 시스템 사업을 총괄한다. KB국민은행은 10일 오전 SBI은행을 방문한 뒤 IBM과 점심·세미 워크숍 일정을 잡았다. 이후 뭄바이에서 벵갈루루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출장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KB국민은행과 IBM 임원이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함께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양 측은 벵갈루루 국제공항까지 이동했다. KB국민은행은 12일 오전 1시 비행기로 방콕을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KB국민은행은 차세대 전산시스템 SW 사업자를 지난달 11일 발표했다. 공교롭게 출장이 끝나는 시점이다. 세번이나 인도서 만난 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 불공정한 절차로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티맥스소프트 기자회견 후 해명 때보다 자세한 일정을 설명했다. IBM 차세대 사업 관계자와 동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KB국민은행은 인도 지점 개설 전 현지에서 가장 성공한 SBI은행그룹 애플리케이션 '요노(YONO)' 조사 목적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요노 앱을 개발한 IBM에 SBI은행 고위관계자와 만남을 부탁했다는 입장이다. SBI 방문에 동행한 IBM 관계자는 요노 앱 개발에 참여한 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GBS) 관계자라고 설명했다. 11일은 인도 IBM 혁신센터 방문을 위해 이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출장 체류비용 모두 국민은행 자체 비용으로 다녀왔고 의혹으로 거론된 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구매 결정권이 없는 부서”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