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상무부 장관 “애플 실적 악화, 미·중 무역전쟁과 무관”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4분기 실적 둔화 원인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지목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를 정면 반박했다. 아이폰XS(텐에스)·아이폰XR(텐아르) 등 신형 아이폰 판매 부진은 외부환경 요인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 수익 악화는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전혀 관련 없다”면서 “그동안 애플 제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쿡 CEO는 2018년 4분기 잠정 매출을 당초 예상보다 5~9% 하향 조정하며 '중국 시장 약세'를 대표 원인으로 손꼽았다.

로스 장관 발언은 쿡 CEO가 밝힌 매출 둔화 원인을 정면 반박하는 것으로 국가 간 갈등 사안을 기업 실적과 직결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다. 로스 장관은 애플과 중국간 심각한 상관관계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애플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아이폰XR 전략 실패'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부정 영향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애플은 아이폰XR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생산량을 급격히 줄이는 등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이 일본에서 아이폰XR 출시 한 달이 안 돼 이통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할인 판매에 나선 것도 전략 실패를 드러냈던 대표 사례라고 분석했다.

WSJ은 “애플이 정확한 신형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당초 알려진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이폰XR가 2018년 4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팀 아큐리 UBS 연구원은 “애플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신형 스마트폰 생산량 중 45%를 아이폰XR로 잡았다”면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아이폰XR를 생산했지만 중국 등에서 기대했던 판매량이 나오지 않으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