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기 청와대' 참모진을 꾸리고 집권 3년차를 새롭게 시작한다. 경제 활력 회복과 사회 갈등 해결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정책 성과를 내기 위한 쇄신형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지난 1년 8개월 동안 청와대비서실을 이끈 임종석 비서실장 자리에 노영민 주중 대사, 정무수석에 강기정 전 의원,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등용했다.
노 대사와 강 전 의원은 '친문' 핵심 인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이들을 발탁한 것은 김태우·신재민발 '폭로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성과 도출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다.
노 대사는 친문계 좌장으로, 청와대 참모진을 장악할 수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야권과도 소통할 수 있다. 3선 의원을 지내면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경제 분야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올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도전은 만만치 않다”면서 “특별히 당부할 것은 국민과의 소통과 홍보로, 정부 정책과 제도 목표는 국민 편익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국민 눈높이에서 편익을 설명하고 성과를 홍보,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무〃홍보 라인도 교체했다. 국정 홍보와 소통 강화 차원이다. 언론인 출신을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한 것도 이러한 포석의 일환이다.
청와대는 이에 앞서 정책실장을 교체하고 경제팀 진용을 새롭게 구성했다. 1기 경제팀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2기 경제팀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과제로 던졌다. 정무·홍보 라인은 경제 정책을 두고 '왜'에 대한 대내외 홍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9일 비서관급 인사를 추가 발표한다. 권혁기 춘추관장을 비롯해 공석인 의전비서관, 과학기술보좌관, 국정홍보비서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설 전후로 일부 정치인 출신 장관도 교체할 예정이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통한 '인력쇄신'을 '정책쇄신'으로 연결한다.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 장관이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부처 장관을 향해 성과를 재차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은 자신과 부처 이름을 내건 브랜드 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 국민께 성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보고서상 성과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성과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 작업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을 포함한 외교안보 라인은 제외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현안이 남아 있어 유임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4일 임종석 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운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이번에 청와대를 떠나는 참모진을 관저로 불러 함께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 1기 참모진이 맡은 자리에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고, 앞으로의 정치활동 등에 대해서도 격려하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