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영철·리수용·박태성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함께 방중했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8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특별열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특별열차는 전날 저녁 단둥을 통과한 뒤 선양역에 도착해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의 환영을 받았다. 이어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역 도착 뒤 중국이 초대한 귀빈이 묵는 조어대로 들어갔다. 조어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시진핑 주석과 4차 정상회담에 나섰다. 회담은 1시간여 만에 끝났다.
김 위원장 방중은 지난해 세 차례에 이어 네 번째다. 북미정상회담 물밑 조율 과정에서 이뤄진 방중이라 이목이 집중됐다. 그간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중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CNN은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 장소로 태국 방콕과 베트남 하노이, 미국 하와이를 사전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협상 중이며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차 북미회담 시점으로 1월 보다는 2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1월 말 트럼프 대통령 연두교서, 연방정부 셧다운 등 미국 내 정치 일정으로 2월 개최가 유력하다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북중, 북미 교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각각의 교류가 서로 선순환을 해 하나의 발전이 또 다른 관계의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이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중국, 북한 측과 김 위원장 방중 정보를 사전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외교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통보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해 사전에 양측과 긴밀히 소통했고 충분히 정보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남북 간 특사교환 또는 고위급회담 등은 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공동취재 김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