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주주들이 임원들의 성폭력 의혹을 덮었다는 이유로 알파벳 이사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알파벳 주주 제임스 마틴은 알파벳 이사회가 앤디 루빈 전 선임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성폭력 의혹 은폐에 직접적인 역할을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 법원에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틴은 알파벳 이사회와 위원회 의사록을 인용한 소장에서 회사 내부 조사 결과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빈의 성추행 의혹이 신빙성있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페이지와 브린 등이 이를 보고받고도 루빈을 조용히 사임하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2014년 루빈의 사내 성추행을 쉬쉬하며 9000만달러(약 1000억원) 퇴직 보상금까지 챙겨줬다고 폭로했다.
소장에 따르면 구글은 2016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또 다른 임원 아밋 싱할도 비슷한 방식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겨주고 내보냈으며, 대외적으로 퇴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싱할은 이후 우버로 자리를 옮겼다가 성추행 의혹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2017년 해고됐다.
마틴의 변호인단은 알파벳 이사회의 잘못된 행위로 구글에 수억 달러의 손해를 끼쳤다는 점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은 소장에서 향후 성폭력과 성차별을 막을 수 있도록 구글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주주 표결을 통해 회사가 성폭력 의혹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중재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