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기술]전기연, 구리-그래핀 복합잉크 기술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이 개발한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은 터치패널이나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유연 인쇄전극 분야 제품에 높은 가격 경쟁력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전자기기 배선, 회로, 전극에 쓰이는 잉크를 보다 저렴한 재료로 대체한다. 기존 '은 잉크'는 전기 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워낙 비싸 제품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오른쪽)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오른쪽)

연구팀은 가격이 10% 수준으로 낮은 구리에 주목했다. 구리는 전기 전도도는 높지만 공기 노출시 산화막이 쉽게 형성되는 문제가 있어 외면 받아 온 소재다. 산화막이 형성된 구리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연구팀은 그래핀 소재를 구리에 씌우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구리 입자 표면에 그래핀 용액을 합성하는 '액상 합성법'을 썼다. 이 경우 대량 연속 공정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미 상용화 전 단계 수준 기술력을 확보했다. 실험을 거쳐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가 6개월 동안 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6개월 후 전기 전도도 변화는 5% 미만이었다.

관련 특허로는 국내외 여섯 건을 출원해 순차 등록 중이다. 현재 다수 기업과 상용화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건웅 전기재료연구본부장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액상합성법을 적용해 구리-그래핀 표면 형상을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저렴한 상용 구리 입자를 사용하고 양산성도 우수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