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에 대한 삼성전자 철학은 기기(디바이스)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미래 AI 서비스는 멀티 디바이스 기반 개인화로 진화할 것이고 삼성이 이것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 DSA 사옥에서 만난 래리 헥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AI센터장(전무)는 개인화된 AI 개발에 대한 삼성전자 비전을 소개했다.
헥 전무는 “현재 초기 단계인 AI 시장이 향후 멀티 디바이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AI로 급속히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I 어시스턴트(Assistant)는 사용자 질문이나 요청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대화가 끊기고 활용도가 낮지만 앞으로는 질의응답으로 학습하고 다양한 기기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기에 AI 플랫폼을 탑재해야 하고 각 기기가 사용자와 유기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AI 연구에서 강점을 갖는 부분도 여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스마트가전, 스마트폰 등 매년 5억대 이상 커넥티드 기기를 판매한다. 각 기기에 탑재한 AI 플랫폼간 연동 등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사용자 이해에도 유리하다.
헥 전무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의 가전과 IT 제품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으로 개인화된 AI 발전을 목표로 한다”면서 “북미 AI센터는 모든 사용자의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헥 전무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서 AI 서비스 개발을 총괄한 세계적 연구자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AI 센터를 설립하면서 삼성전자로 이직했다. 헥 전무는 AI 연구에 대한 삼성전자 의지와 기기에 대한 강점을 보고 삼성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헥 전무는 “AI가 개인화되려면 집안 거의 모든 기기를 이해해야 하는데 연간 5억개 기기를 판매하는 삼성에게 매우 유리하다”면서 “이것이 구글, MS에서 일하다 삼성전자로 오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비브랩스를 인수한 것도 크게 작용했는데 이걸 보고 삼성이 AI를 제대로 연구할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AI 연구센터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포함해 미국(실리콘밸리, 뉴욕),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토론토, 몬트리올), 러시아(모스크바) 등 AI 기반 기술과 인재가 풍부한 7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새너제이(미국)=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