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4일 2치 청와대 참모진에게 “1기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보완하면서 더 유능한 청와대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일 체육계 폭력·성폭력 피해 증언이 나오는데 대한 진상 규명·책임과 함께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청와대 1기가 혁신적 포용국가로 전환의 기틀을 놓는 혁신기였다면 2기는 혁신 성과를 내고 제도화하는 도약기라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2기 참모진이 참여하는 회의이자 올해 첫 수석·보좌관회의였다. 문 대통령이 지난주 월요일 중소·벤처기업인과 대화를 가지면서 회의를 생략했다.
문 대통령은 '유능한 청와대'를 강조하면서 유능의 척도로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의 관계, 기업·노동·시민사회와 관계, 정부부처와의 관계, 여·야당과의 관계 등 전방위적으로 소통을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청와대가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감과 책임감 긴장감과 도덕성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말했다.
“2기 청와대는 초심을 되새기고 다시 다짐하는 것부터 시작해주길 특별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청와대에 파견된 영관급 장교가 군 장성 인사 명단을 무단 공유하다 원대복귀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 등 기강해이 논란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마지막 수보회의에서도 처신과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수보회의에서는 체육계 폭력·성폭력 피해 증언과 관련 처음으로 문 대통령의 입장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 온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자 외형의 성장을 따르지 못한 우리 내면의 후진성이기도 하다”며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체육계의 성적 지상주의,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도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억압적 훈련방식을 대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퇴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청와대는 설 연휴 직후 개각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이 짐작하는 것만큼 이른 시일 내 개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이르게 개각 기사가 보도되면서 부작용을 낳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언으로 촉발된 신한울 원전 3·4호 건설 재개 공방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재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