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용 무선주파수(RF)칩 제조사가 5세대(5G) 이동통신시장이 열리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널 확대에 따라 사용되는 칩 수가 늘어나고, 기지국 수도 더욱 촘촘해지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G 기지국 장비 도입은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5G 전파 송출을 시작했다. 3월 첫 5G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이통 3사는 전국망 구축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기지국용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국내외 RF 반도체 제조사들도 올해 RF칩 생산 목표를 올려 잡았다. 제조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통신장비 기업과 손잡고 5G용 RF칩 제품을 개발해왔다.
5G로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단순히 새 장비가 도입될 뿐 아니라 요구되는 칩 수도 늘어난다. 4G 기술은 채널 2~4개를 결합했지만, 5G는 32채널을 결합한다. 향후 64채널로 늘어날 수도 있다. RF칩도 이에 맞춰 늘어나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5G는 대용량 초고속 전송을 위해 쉽게 말해 차선(채널) 수가 대폭 늘어나야 한다”면서 “채널 수 증가에 맞춰 요구되는 RF칩 수량 자체도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기지국이 더 촘촘해지는 점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초기 5G는 3.5㎓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다. 5G 주파수는 LTE 주파수보다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 영향을 많이 받는다. 5G를 구축하려면 기지국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RF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6년 15억달러(1조6804억원)에서 2022년 25억달러(2조80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4세대(4G), 5G 진화에 따른 통신 인프라 수요 등에 힘입어 6년 만에 시장 규모가 75%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지국 통신장비용 RF칩 시장은 지금까지 코보(Qorvo),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아나로그디바이스(ADI), 맥심 등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들이 장악했다. 국내에서도 베렉스,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 등 기지국 장비용 RF칩 제조사들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베렉스는 최근 노키아 5G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에 탑재되는 RF 핵심 칩 '디지털조절식가변이득앰프(DVGA)'를 공급하기로 했다. 알에프에이치씨는 중국 통신장비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5G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이 가장 빠르고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칩 제조사 간 글로벌 장비 기업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