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내달 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회담 개최국도 선정했지만 추후 발표한다. 양국이 시기와 장소에 합의를 이루면서 수개월간 교착상태에 놓였던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회담에 앞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간극'을 얼마로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북·미회담 시간표가 가시화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 논의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국을 선정했으나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과는 상황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90분간 면담했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50분간 고위급 회담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그리고 큰 틀에서의 회담 의제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과 태국, 하와이 등이 거론돼 왔지만 베트남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미국 현지 언론은 수도 하노이와 중부 휴양도시인 다낭을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미국의 북핵 협상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담판을 벌였다. 우리 측에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2일까지 스톡홀름에 머문다. 북·미 회담뿐만 아니라 남북, 남북·미 간 회동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실무 협상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를 둘러싼 이견이 얼마나 해소되느냐에 2차 북·미정상회담 성패가 달려있다는 평가다. 양국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이견을 좁혀야 구체적인 회담 시간과 장소가 공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다시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무산됐던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 곧바로 이어지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린다면 청와대는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쯤 '봄날 답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앞서 김 위원장의 3·1절 답방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월 말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이어 김 위원장 서울답방이 이어지길 희망하고 기대한다”면서도 “아직 서울답방 시기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