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컨트롤타워'에 힘을 실어야 한다

정부가 수출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수출 총력 지원 체제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관계 부처 차관급, 수출 지원 기관장, 업종별 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정기적으로 수출점검회의를 열지만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 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범부처 수출전략회의는 처음이다. 회의를 주재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선진국 경기와 세계무역 성장세 둔화, 반도체 시황과 국제 유가 하락 등 대외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수출전략회의 개최는 시의적절하다. 의미도 크다. 특정 부처가 아닌 범정부가 주도할 뿐만 아니라 감소 조짐이 보이는 수출을 독려하고 지원하겠다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새해 초부터 급격히 삐걱거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25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했다. 추세가 이어지면 1월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을 나타내게 된다. 두 달 연속 감소는 2016년 9월과 10월이 마지막이었다. 가장 큰 감소 원인은 역시 반도체 실적 하락이다. 반도체는 지난 2년 동안 초호황을 누려온 기저 효과 때문에 최소한 올 상반기에는 반등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해 정부는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 추세라면 쉽지 않은 목표치다. 성 장관이 언급했듯 대외 환경이 너무 안 좋다. 당분간 수출 컨트롤타워를 상시 협의체로 가동해 단계·분야·업종·시장별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시 기구가 아닌 임시 '범정부' 회의체는 자칫 요식 행위로 끝나는 사례가 많다. 부처 입장에서 보면 크게 생색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책임이 덜하기 때문이다. 수출전략회의는 달라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수출이 무너지면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출만큼은 모든 부처가 진심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