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味리포트] 맥주와 와인의 은밀한 교차점...새해 주류 트렌드 이끄는 '람빅맥주’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스트로에서 열린 푸드애널리스트의 2019 신년회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스트로에서 열린 푸드애널리스트의 2019 신년회

새해 덕담을 나누는 특별한 자리에 좋은 음식과 좋은 음료가 빠질 수 없다. 올해 주류업계에서 주력 상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람빅맥주’를 시음하기 위해 푸드애널리스트의 2019 신년회가 열리는 이탈리안 맛집 ‘시스트로’를 찾았다. 푸드애널리스트는 올바른 음식 평가를 위한 음식평가교육개발원(원장 이윤화)에서 개최하는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로 상당수가 음식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코스 요리로 계절 석화와 아루굴라 멜론 프로슈트, 샤프란통말리소토, 치킨스테이크, 온국수 등이 이어졌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코리아가 수입하는 벨기에 맥주를 시음했다.

[美味리포트] 맥주와 와인의 은밀한 교차점...새해 주류 트렌드 이끄는 '람빅맥주’
세인트루이스코리아의 벨기에 맥주 세인트루이스 시리즈
세인트루이스코리아의 벨기에 맥주 세인트루이스 시리즈

이 중 상큼한 식전주로 추천 받은 St. Louis(세인트루이스)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해당 맥주는 벨기에 지역특산의 효모를 이용하여 1~3년간 장시간의 자연 상태에서 발효시킨 람빅맥주다.

오로지 벨기에의 몇몇 양조장만이 주조 가능한 장인의 맥주인 람빅맥주는 스파클링 와인처럼 마시기도 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저도수라 가볍게 기분전환하기에, 기름진 음식을 상쇄해 줄 때도 좋다고 한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프리미엄 크릭은 1년간 자연발효 시킨 람빅맥주에 체리를 넣어 추가로 6개월간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해당 맥주는 국내에서도 주류 품평회 등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고 있다. 애피타이저로 서빙된 석화와 샬롯비네그레트, 웰컴브레드, 그리고 멜론&프로슈토 샐러드에 해당 맥주를 곁들이자 식전 풍미가 올라갔다.

프리미엄 크릭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프리미엄 크릭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데일리로 마시기에 좋은 맥주로는 Paljas Saison(팔야스 세종)이 있다. 팔야스는 벨기에어로 익살꾼, 세종은 계절(Season)이라는 의미다. 뜨거운 여름 날 일하면서 마시기 위해 목 넘김이 수월하도록 디자인된 맥주로,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개념이 비슷하다.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는 설명에 향긋한 시트러스향이 더욱 도드라졌다.

팔야스 세종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팔야스 세종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본격적인 식사와 어울릴만한 맥주로는 Kasteel(카스틸) 계열 맥주가 적절하다. 성에서 주조하는 미식용 맥주인 카스틸은 양조장이 보유하고 있는 성(castle)의 시그니처 브랜드다. 가벼운 안주보다는 정찬 스타일의 좋은 음식과 같이 마시면 흥미로운 조화를 보여준다. 일부 평론가들은 카스틸 계열 맥주에 대해 “막 구워낸 빵을 한입 베어물었을 때 느낌이 나고 맥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Cuvee du Chateau(꾸베 드 샤또)는 와인제품에서나 볼법한 샤또(Chateau)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맥주는 카스틸 동커라는 흑맥주를 성의 셀러에서 10년간 숙성시킨 깊은 아로마와 풍미를 가지고 있다. 11도의 높은 알콜 도수에도 목넘김이 부드럽고 절묘한 균형이 인상적이다. 역시 와인 같은 느낌이어서 와인 소믈리에 사이에서도 평이 좋다. 특히 벨기에에서는 꾸베 드 샤또로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 정도로 스테이크와는 궁합이 매우 잘 맞는다.

꾸베 드 샤또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꾸베 드 샤또 (사진=세인트루이스코리아 제공)

‘카스틸 루지’는 체리의 아로마가 인상적인 다크에일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취향저격”이란 평을 많이 듣는 주종이다. 도수가 낮은 와인 같은 느낌이다. 마시다 보면 어느새 알콜 부즈가 올라오기 때문에 일명 작업주로도 통한다. 이날 서빙된 메인 메뉴 치킨 스테이크&버섯구이와도 썩 잘 어울렸다.

때로는 음료수처럼, 때로는 고급 와인처럼, 때로는 모임에서 또는 혼자서라도, 일상에서부터 특별한 순간까지 즐길 있는 맥주의 매력에 점점 빠질 것 같다. 하나씩 둘씩 알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마신 맥주로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