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2.7%, 6년만에 최저…4분기는 1.0% 깜짝성장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2.7%를 기록했다. 정부 집행 예산 확대로 인한 4분기 '1% 성장' 때문이다.

'반도체 어닝쇼크'로 인한 수출 부진을 내수 성장이 상쇄시켰다. 정부 부문 기여도가 높았고, 서비스업 중심으로 민간 부문도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였다.

다만, 국내 경기를 견인하던 수출이 위축세로 들어선 만큼 4분기 성장세 회복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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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전년 대비 2.7%를 기록했다. 한은이 하향 조정한 전망치(2.7%)에 부합했다.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0%를 기록했다. 지난해 2, 3분기 연속 0.6% 성장에 그쳤지만 4분기 들어 1%대로 돌아섰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로 수출(-2.2%)은 하락전환했다. 1년 만에 그 감소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건립 지연과 중국 내수 위축, 미중 무역분쟁 지속, 브렉시트 등이 두루 영향을 미쳤다.

이달 20일 통관 기준으로도 수출이 여전히 음의 값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도 그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정부 소비와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는 성장했다.

정부 소비가 전기 대비 3.1%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7.1%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9년 3분기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 가운데 물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13.8%나 늘었다. 물건비는 정부가 공공재를 생산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 중 인건비를 제한 값이다. 올해 정부 예산이 늘어난 데 따라 경상지출에 속하는 물건비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상승전환했다. 건설투자는 정부가 학교 등 비주거용 건물과 토목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면서 전기 대비 1.2% 증가했다. 2분기 연속 감소하던 설비투자도 군 수송장비를 중심으로 3.8% 확대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재정지출로 경기 위축을 완화하는 기능이 작용하면서 4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지난 7월 지방 정부가 새로 출범했고 3분기에 미뤄진 정부 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소비 증가는 일시적인 것인 만큼 정부가 경기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제언했다.

민간소비(1.0%)는 의료,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0% 증가했다. 주52시간 근무제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쫓는 추세가 반영됐다.

한은은 경제성장률과 환율을 감안,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명목GDP가 발표되지 않은 데다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라 변경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