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자리가 지난달 14일 문미옥 전 보좌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임명 이후 한 달 넘게 공석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실시된 같은 차관급 수석 인사에서 제외된데 이어 비서관급 인사에도 밀렸다. 혁신성장 동력인 과학기술,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과기보좌관 후임 인선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과기보좌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신설된 차관급 자리로, 과학기술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전담한다. 정부가 올해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운 경제활력과 성장동력, 일자리 창출을 챙길 주요 정책 라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후임 과기보좌관 인선작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앞서 청와대는 8일 장관급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을 임명하면서 차관급 정무·국민소통수석 인사를 실시했다. 이어 9일 신지연 제2부속비서관 등 신임 비서관 6명 인사도 발표했다. 21일 10여일 만에 이뤄진 비서관 4명 추가 전보인사도 나왔으나 과기보좌관은 인선 소식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관 중에서도 민정과 정책조정 등 업무가 중요해 우선 배치했다”며 “과기보좌관과 의전비서관 등은 찾고 있지만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과기보좌관을 비롯해 의전비서관, 제도개혁비서관, 고용노동비서관 등 4자리가 공석이다. 청와대는 적임자를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 비서관 4명 전보 인사를 먼저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과학·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가는 과기보좌관 자리를 두고 조직개편 및 확대를 지속 요구하고 있다. '보좌관'이라는 직책에 묶여 대통령 정책자문 역할에 그치고 있고, ICT 전담 인력이 부족해 조직을 확대·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과기보좌관 직으로는 현 정부가 과학기술계를 존중하고 중시한다는 신호를 충분히 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과기보좌관으로는 여성 과기인을 포함해 과학기술계 다양한 인사가 거론된다. 최종 인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과학기술과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을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 '킬러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과기보좌관 공석이 장기화되면 혁신성장 분야 정책 설계는 물론 추진동력에 힘이 빠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