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주요 대화 방법이 음성에서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짤방'문화로 대표되는 이미지와 축약에 익숙한 1030세대를 중심으로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모티콘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아이폰 에어드롭 기능을 활용한 이미지(짤) 대화가 화제다. 근처 불특정 다수에게 다양한 사진을 전송하는 장난에서 유희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에어드롭은 애플 기기 간 사진·동영상·연락처·파일을 복잡한 절차 없이 전송하는 기능이다. 에어드롭 기능을 키면 반경 9m 내 발신인과 수신인은 신원·연락처를 따로 밝힐 필요없이 콘텐츠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발신인이 콘텐츠를 공유하면 수신인은 수락 또는 거절할 수 있다.
주변 사람에게 연예인 사진을 비롯해 강아지나 고양이 등 귀여운 이미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짤' 그리고 '힘들지? 힘내!' '퇴근하고 싶다' 등 메시지를 전송한다.
보내는 사람은 누가 받을지 궁금함에 재밌고 받는 사람은 훈훈함에 재밌다. 가까운 거리 사람이 빙그레 웃으며 두리번거릴 때 짜릿함은 배가 된다.
관심사가 같은 이들이 모인 공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축구장 골대 뒤에서 응원단 목소리를 고무하거나 상대편을 조롱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유대감과 흥미를 나누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에어드롭 장난은 이모티콘 사용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모티콘과 짤은 언어적 특성을 함유한 채 통용된다. 공통된 학습체계도 없고 표준 사용규칙도 없지만 간단한 문자나 기호로 구성돼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
재미있는 이미지나 이모티콘을 보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재미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개성도 표현할 수 있다. 감정, 메시지 전달과 함께 재미·개성표현이라는 외적보상, 내적동기가 절묘하게 혼합된 게이피케이션과 결합해 일상에 녹아들어 가고 있다.
게임과 인터넷이 익숙한 1030세대에게는 이모티콘과 짤은 텍스트보다 친숙하다.
국내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카카오톡에서 매월 2800만명이 이모티콘을 사용해 대화를 나눈다. 월 전송건수는 22억건에 달한다. 단순 산술계산만으로 1인이 월 78건을 사용하는 셈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는 이모티콘만을 이용해 대화하기도 한다.
2011년 캐릭터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사운드콘, 스티콘, 리얼콘, 액션콘, 큰이모티콘 등 종류와 분야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사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2011년 6개로 시작한 이모티콘은 2018년 6500개로 확대됐고 누적매출 10억원을 달성한 이모티콘은 50개를 돌파했다.
이모티콘은 기성 언어에 비해 표정과 행위, 감정을 간단한 문자나 기호로 형상화한다. 인식과 기억이 수월하고 모방과 전달이 용이하다. 딱딱하고 짧은 글 사이사이에 튀어나오는 이모티콘은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적절한 수단이다.
강길주 카카오 디지털아이템팀 차장은 “최근 이모티콘은 그림 완성도 보다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담아 센스있게 전달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직관적이고 기쁨, 슬픔 등 감정을 유머러스하게 이미지로 잘 표현한 형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