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와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이후 2달 만에 대화를 재개했다.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철회를 요구하며 합의까지 난항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카풀 테스크포스(TF)는 22일 국회에서 '택시와 플랫폼 상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식과 첫 회의를 가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카풀 TF장)을 비롯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등 이익단체장이 참여했다.
양측은 출범식부터 입장이 갈렸다. 국회와 국토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지원 대책을 내세워 대타협을 강조한 반면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박복규 회장은 “국회가 현재 법 취지를 잘 해석해 지키게만 한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카풀 문제 때문에 (택시기사) 복지라던가 월급제를 부각하는 것은 물타기”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카풀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택시산업 발전을) 이야기 하자”고 덧붙였다. 사실상 카카오 카풀 사업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승용차 유상운송을 금지한다. 출퇴근 시간이 언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카카오 카풀은 테스트 기간 기사에게 하루 2회 운행을 허용했다.
강신표 위원장은 택시기사 분신과 국토부 '택시 부정여론 활용' 문건 의혹에 강하게 항의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택시 이익단체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출범식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민주당은 택시업계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카풀 논의를 계기고 종사자 처우와 택시 생태계 체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 위원장은 “택시산업 종사자 직업 안정성을 높이지 않고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힘들다”면서 “제도적 개선 방안과 플랫폼 업체 기술이 합쳐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카풀 막는다고 택시산업 형편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업계 어려움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상생하는 가치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앞으로 수 차례 회동하며 카풀과 택시산업 양측에서 합의점을 찾을 계획이다.
전현희 의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수십차례 소통한 결과 대화와 타협의 길이 열렸다”면서 “대타협 기구라는 이름의 무게에 맞게 택시와 공유경제 사이 솔로몬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근본 대책을 세우고 필요하면 2월 국회에서 입법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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