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신경심리 검사만으로 치매 예측 가능

치매 의심환자에게 값비싼 양전자 단층촬영(PET)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전자, 신경심리 검사만으로 PET 촬영 결과를 예측해 환자 부담을 덜어준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PET검사 양성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김시은 해운대백병원 교수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아포지질단백질(APOE) E4 대립유전자 유무와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예측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임상치매평가척도
임상치매평가척도

아포지질단백질 E 유전자 중 E4를 가진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배 정도 높다. 치매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인 사람을 대상으로 이 유전자 보유 여부와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만으로 치매 진행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예측모델은 △APOE E4 대립유전자 유무 △임상 치매척도 영역 합산 점수 (CDR-SOB)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단독손상, 언어기억 단독손상, 시각·언어기억 손상) 등 세 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었다. 치매 진단에 반드시 필요했던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 확률을 79% 정확도로 예측한다.

서상원 교수 연구팀은 전국 5개 병원 경도인지장애 환자 523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아밀로이드 PET 양성과 관련된 세 가지 변수에 따른 위험도를 구했다. 이를 토대로 개인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 위험지수를 산출했다.

CDR-SOB 점수가 높고, APOE E4 대립유전자를 보유하며, 시각기억력과 언어기억력이 같이 저하된 경우 아밀로이드 PET 검사가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이 예측모델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79% 정확도로 예측했다. 검증을 위해 5개 병원에서 아밀로이드 PET을 검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286명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에서도 74%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결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고비용 아밀로이드 PET 검사가 필요한지 보조 정보를 준다. 검사 양성률을 예측하고 진행여부를 선별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뇌 안 베타아밀로이드를 영상화하는 검사다.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전환될 위험을 예측한다. 검사가 양성이면 향후 치매발병확률이 높아진다. 한번 찍는데 100만~150만원에 달해 치매가 발병되지 않은 환자에게 권하기 어렵다.

연구결과는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 예측 방법 및 장치'로 국내 특허 출원했다.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했다.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아밀로이드 PET 양성률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아밀로이드 PET 양성률이 높게 예측되는 환자를 선별해 검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