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처별 신년 초 업무보고 일정이 설 연휴 이후로 미뤄졌다. 이후 일정도 불투명하다. 이례적인 상황에 서면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여전히 업무보고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부처 연례행사라 준비는 하고 있지만 계획이나 지침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간 부처 업무보고는 매년 1월께 열렸다. 다만 2019년 업무보고는 지난해 말 교육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여성가족부 등 7개 부처에서 앞당겨 실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장관이 교체된 부처다.
남은 부처 대부분은 정부 출범 이후 수장이 바뀌지 않은 곳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이유로 교체 대상에 오른 부처가 많다. 이들 장관 교체가 마무리돼야 부처 업무보고가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월 한 달 간 경제관련 지역 행보 등에 집중하면서 나머지 11개 부처 업무보고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기존 형식대로 11개 부처 업무보고를 하려면 대통령 일정으로 최소 3~4일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1월 마지막 주에 추진하려 했지만 다른 경제 행보가 우선 순위로 잡혔다.
사실상 설 연휴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2월 내 업무보고 여부도 미지수다. 대통령 지역 행보와 경제 일정이 연이어 있다.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 준비를 감안하면 일정이 빠듯하다.
일각에서는 기존과 달리 남은 부처 업무보고를 묶어 하루 이틀 사이에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1기 장관이 맡고 있는 부처가 다수만큼 업무 연속성도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면 대체 가능성도 나온다. 다음달 개각을 단행하면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했을 때 3월 초에야 업무보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처 관계자는 “새해 들어 부처 주관 행사가 계속 열리면서 문 대통령과 부처가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라며 “향후 서면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관련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1월에는 업무보고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면서도 계속 연기되는 배경에 대해선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