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새해 신차·SUV 앞세워 'V자' 반등 노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중국 등 주요지역 판매부진과 품질 문제로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맏형인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 이상 감소하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앞세워 수익성 향상을 꾀한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전자신문 DB)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전자신문 DB)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 주요 5개 계열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211조316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6조3198억원으로 2017년보다 21.1%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0.8% 포인트 줄어든 3%에 그쳤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수익성이 악화된 가장 큰 요인은 환율과 R&D·기타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차량을 많이 판매하고도 적은 이익을 남기게 된 것이다. 또 지난해 3분기 에어백 제어기 리콜, 기존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으로 8000억원 가량의 리콜충당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기아차 주요 시장인 미국, 중국 'G2' 판매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에서는 판매량이 110만대 수준에 그치면서 2017년 대비 9% 가까이 감소했다.

한때 미국을 넘어선 현대·기아차 최대 판매 시장이었지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대한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현대차그룹은 올해 완성차 부문에서 SUV, 신차 출시를 중심으로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고, 부품 부문에서는 전동화, 핵심부품 사업 성장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우선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놓치고 있었던 미국 '미드사이즈 SUV' 차급에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두 차종을 투입한다. 해당 시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9%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올해에도 6%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또 엔트리급 SUV 신차를 앞세워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을 높인다.

제네시스는 신형 G80, GV80 을 올해 국내, 북미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G80은 모델 노후화로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의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신형 G80을 출시해 G70과 함께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제네시스 첫 번째 SUV GV80은 벤츠 GLE, BMW X5, 렉서스 RX 등에 도전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높은 성장을 거둔 전동화 부품, 유럽 전기차 업체 스티어링휠 공급, 프리미엄 브랜드 대상 섀시모듈 공급, 중국 로컬업체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공급 등 신규 수주를 중심으로 성장을 노린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증대와 멀티미디어, 헤드램프 등 고사양 핵심부품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엔진사업 물량 증대와 '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Integrated Drive Axle)', 전자식 4륜 구동(AWD·All Wheel Drive) 통합 제어 부품 등 양산으로 차량 부문 매출 증대를 노린다.

현대위아의 한 연구원이 22일 경기도 의왕시 현대위아 의왕연구소에서 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을 시험하고 있다. IDA는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와 휠 베어링(Wheel Bearing)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제공=현대위아)
현대위아의 한 연구원이 22일 경기도 의왕시 현대위아 의왕연구소에서 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을 시험하고 있다. IDA는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와 휠 베어링(Wheel Bearing)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제공=현대위아)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기타 비용 증대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4분기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성장을 위한 펀더멘털을 확인했다”면서 “올해도 통상환경 악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겠지만, 신형 쏘나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80, GV80 등 차량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새해 신차·SUV 앞세워 'V자' 반등 노린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