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드론 기업이 드디어 판교에서 드론을 띄울 수 있게 된다. 성남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항공안전기술원이 지역 내 드론 시험비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그동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드론을 날려야 했던 기업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제 공역에서 드론 실외 시험비행을 허용한 국내 첫 사례인 만큼 향후 드론 관련 규제 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KOICA, 항공안전기술원은 다음달 18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OU를 맺기로 합의했다. 업무협약식에는 은수미 성남시장, 이미경 KOICA 단장, 배순욱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장, 김연명 항공안전기술원장 등 주요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업무협약은 해당 지역 기업이 성남시 내에서 드론 시험비행을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드론 안전·활성화 지원센터에는 20곳이 넘는 국내 드론 기업이 입주했다.
기업이 성남시에 시험비행 신청서를 제출하면, 성남시가 이를 모아 비행 승인권을 가진 비행단에 전달한다. 승인을 받은 기업은 성남시 통제 감독 하에 개발 중인 드론 기체·관련 서비스를 야외에서 점검할 수 있다. 안전성을 고려해 40~150m 이하로 비행 고도가 제한된다. 드론센터 입주 기업은 저고도만으로도 시험 비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드론 시험 비행장은 성남시 안에 총 세 군데 마련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한 곳은 기업지원허브 인근 KOICA 운동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업무협약으로 성남시가 비행 승인권자와 드론 기업 사이 매개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드론 시험 비행장 부지 선정, 고도 제한 등 세부사항은 현재 계속 협의하고 있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판교 드론 기업은 역내 드론 시험 비행장 마련으로 개발 속도 향상, 비용 절감 등 효과를 기대했다. 그동안 기업은 기체·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필수인 시험 비행을 다른 지역까지 이동해 실시해야 했다. 서울공항 탓에 성남시 전체 82%가 관제공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판교 드론 기업 관계자는 “드론센터에 입주했는데 정작 입주 지역에서 드론을 날리지 못해 장소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지역 내 드론 시험 비행장 마련으로 이런 불편함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론업계는 이번 사례가 드론 비행 관련 규제 완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제공역 내에서 실외 드론 시험 비행장이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관제공역 내 드론 시험 비행 허용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당부하는 등 규제 완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관제공역 내에서도 드론 비행 기회가 마련됐다”면서 “최초 사례인 만큼 전국적으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