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 강행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태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출장길에서 돌아온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여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우면서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상이나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가진 '협상력'도 사태 해결의 기대감을 불러온다.
자유한국당은 28일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사찰 및 블랙리스트 의혹,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 등을 둘러싼 대여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조해주 선관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릴레이 농성'을 진행 중이다.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등을 요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좌파 독재를 저지하고 권력 농단과 초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투쟁한다”면서 “2월 국회 일정을 거부하면서 국가 안위와 국민의 행복을 담보한 안보 외교, 경제 현장 그리고 권력남용 현장의 '쇼쇼쇼' 장막을 걷어내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의 국정조사 등의 요구를 일축하는 한편, 한국당의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농성을 '웰빙단식'이라며 비판했다. 대신 2월 임시국회의 시급한 현안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중요하다는데 집중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2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추가 비리를 폭로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임세원법과 유치원 3법, 성폭력법 등 체육계 비리근절대책 등 중요한 법안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정쟁을 통한 지지자 결집이 아니라 산적한 법안 통과와 민생 문제 해결을 통해 일하는 국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선거제 개혁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임시국회 파행이 국민께 드리는 설 선물인가”라며 “기득권 양당의 국회파행으로 유치원 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 법안, 소위 임세원법,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구조개편 등 중요한 민생법안까지 뒤로 밀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즉각 2월 임시국회 일정을 확정해 선거제 개혁 등 정치개혁을 논의하고 민생법안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북제재 등 북핵 해결을 위한 4강 외교 차원으로 러시아 출장길에 올랐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하면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여당 관계자는 “오후 늦게 귀국이라 공식일정은 미정이다. 원내대표간 회동도 잡힌 것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오전 예정됐던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이 홍영표 원내대표의 부재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르면 29일에도 전격 회동이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